"어제 우리 키스했잖아요"…SNS 논란·악역 꼬리표, 연기로 박살 낸 박성훈 [별 헤는 밤]
- 변명 대신 정면 돌파 택한 '어른의 사과'
- 전재준·윤은성 지우고 '송태섭' 입었다
- 무심한 듯 거침없는 '직진 로맨스' 호평

(MHN 홍동희 선임기자) 대중의 날 선 시선을 돌려세우는 배우의 가장 완벽하고도 유일한 무기는 결국 '연기'다. 백 마디의 화려한 변명보다 묵묵히 카메라 앞에서 증명해 내는 압도적인 컷 하나가 얼어붙은 대중의 마음을 녹인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이 불변의 진리를 온몸으로 증명해 내고 있는 이가 있다. JTBC 토일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에서 목공 스튜디오 대표 송태섭 역을 맡아 주말 밤을 설렘으로 물들이고 있는 배우 박성훈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박성훈은 배우 인생에서 가장 뼈아프고 아찔한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지난해 말 공개된 넷플릭스 글로벌 기대작 '오징어 게임' 후속 시리즈에서 트랜스젠더 현주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영광은 짧고 시련은 길었다. 개인 SNS에 무심코 올린 부적절한 패러디 사진 한 장이 거센 비판과 하차 요구라는 거대한 역풍을 불러온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속사의 미숙한 초기 대응이 논란에 기름을 부으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 박성훈이 택한 것은 회피가 아닌 '정면 돌파'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어떤 비난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를 온전히 인정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경솔함으로 인해 수많은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의 피땀 어린 노고에 누를 끼쳤다며 깊은 자책을 드러냈다. 군더더기 없는 진심 어린 사과에 황동혁 감독 역시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묻고 나아가야 한다"며 그에게 다시 한번 굳건한 신뢰를 보냈고, 거세게 타오르던 대중의 분노도 그의 용기 있는 진정성 앞에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혹독했던 성찰의 시간은 배우 박성훈의 내면을 한층 단단하게 담금질하는 훌륭한 자양분이 되었다.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복귀를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이전보다 훨씬 더 신중하고 엄중한 태도로 삶과 작품에 임하고 있다"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과거 여러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했던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라는 그의 묵직한 목표가, 위기를 지나며 더욱 절박한 사명감으로 뼛속 깊이 자리 잡은 것이다.

그리고 박성훈은 카메라 앞에서 그 무거운 사명감을 완벽한 연기력으로 고스란히 증명해 내고 있다. 그동안 '더 글로리'의 전재준, '눈물의 여왕'의 윤은성 등 강렬하고 파괴적인 악역 이미지로 대중의 뇌리에 짙게 박혀 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서늘한 이성주의자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맹목적인 '송태섭'으로 완벽하게 갈아입었다.
그의 영리한 연기 변신이 안긴 카타르시스는 매회 시청률 상승이라는 쾌거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해로 인해 이의영(한지민 분)을 냉정하게 밀어냈다가,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 애틋한 첫 키스를 완성했던 4회 방송분은 분당 최고 시청률이 6.2%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박성훈이 빚어내는 '행동파 어른 로맨스'의 진가가 TV화면을 뚫고 제대로 폭발했다. 조건과 효율만을 따지던 차가운 이성주의자 송태섭이 사랑이라는 통제 불능의 감정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맹목적으로 변해가는지를 그는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캠핑장에서 위험에 처한 의영을 본능적으로 끌어당겨 보호하는 듬직함은 예열에 불과했다. 폭우로 인해 서울로 가는 버스가 뚝 끊기자, 그는 망설임 없이 자전거를 빌려 거친 밤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급기야 의영을 무사히 집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무임승차까지 감행하는 그의 절박한 모습은, 완벽주의자 송태섭이 스스로 쌓아 올린 견고한 철옹성을 기꺼이 허물어버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방송의 압권은 단연 의영과 신지수(이기택 분)가 마주 앉아 있던 카페에 태섭이 예고 없이 등장해 벌인 숨 막히는 삼자대면 신경전이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태섭은 연적 지수 앞에서 보란 듯이 의영을 향해 묵직한 돌직구를 던진다. "어제요, 우리 키스했잖아요. 저는 의영 씨 다시 만날 생각에 떨려서 잠도 잘 못 잤는데, 잘 잤어요?" 소리를 높이거나 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리지 않은, 특유의 차분하고 일상적인 톤을 유지하면서도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이 능청스럽고 여유로운 연기는 극의 도파민을 단숨에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절제된 연기가 도리어 폭발적인 설렘을 유발하는, '로맨스 장인' 박성훈의 깊은 내공이 번뜩이는 명장면이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배우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왔을 때, 박성훈은 그림자 뒤로 숨지 않았다.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인정했고, 그에 대한 빚을 오직 카메라 앞에서의 묵묵한 연기 행보로 성실하게 갚아 나가고 있다. 요란한 핑계보다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낸 배우 박성훈.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매력적인 '어른의 직진 로맨스'를 입고 돌아온 그가, 앞으로 남은 회차 동안 또 어떤 다채로운 얼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칠지 기대가 모인다. 위기의 늪을 거름 삼아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의 진짜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그의 진정성 있는 발걸음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사진=JTBC,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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