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실거주 중심’ 종부세 개편 초점 세법 개정안 의견 제출

이원배 기자 2026. 3. 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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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법개정안 건의서 정부에 제출…종부세 과세 기준 보유주택 가액→주택 수
기본공제금액 6억원으로 인하…종부세 세부담 상한율 기존 300%로 인상 제안
공정시장가액비율 폐지…기준시가·공시가격 등도 폐지해 실지거래가액으로 통일 주장
가업상속특별공제 대상 중견기업 범위 매출액 5000억원→2000억원 주문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폐지 요구…근로소득세 기본공제금액 1인당 150만원→200만원
경실련 “과도한 조세특례·조세지출 정비하고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으로 개편돼야”
재경부 “실거주 1주택자 중심 시장 조성 위해 세제 등 포함 다양한 방안 검토 중”
지난달 2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재정경제부에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방향의 2026년 세법 개정안 의견을 제출했다. 종합부동산세 제도 개편에 대해 과세 방식을 보유주택 가액 기준에서 기존의 보유주택 수로 전환하고 기본공제금액은 기존 6억원으로 인하, 세부담 상한율은 기존 300%로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물론 기준시가, 공시가격 등 각종 지표가격을 모두 폐지하자는 의견도 밝혔다.

15일 경실련이 최근 재경부에 제출한 2026 세법개정안 건의서를 보면 이번 의견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부동산 투기 근절’과 다주택자 등에 대한 과도한 조세특례 축소, ‘실거주’를 위한 종부세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실련은 세법개정안 건의서에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자산과 소득의 양극화 심화,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 취약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조세제도가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최근 세제 논의는 투자 활성화와 자본시장 부양을 명분으로 각종 조세 감면과 특례 확대가 반복되면서 조세지출의 효과성에 대한 검증과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동시에 부동산 과세, 자산 과세, 조세회피 방지 등 조세형평성 강화를 위한 구조적 개혁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경실련은 이 같이 양극화가 심해진 한국 경제 상황과 조세 제도 현황을 진단하며 정부에 세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경실련은 종부세 개정과 관련해 종부세 과세 방식을 보유주택 가액 기준에서 보유주택 수로 전환을 제안했다. 2023년 보유주택 가액으로 전환돼 지방 저가 주택을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지방 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투기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종부세 입법 목적상 합산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기본공제금액은 기존 6억원으로 인하하고 세부담 상한율도 기존의 300%로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를 인상하는 것은 종부세 정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규정하고 있는 종부세법시행령도 폐지하자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이어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세한 조세특례로 다주택자들이 조세특례를 받아가며 지대를 추구하고 있어 한국에 갭투기 등 부동산 투기 행위가 만연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과세특례를 폐지하자고 요구했다. 대신 신축임대 및 공공임대에 한해 과세특례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이 단체는 특히 현 종부세법과 소득세법 등에 규정돼 있는 기준시가·시가표준액·공시가격 등 각종 지표가격을 폐지하고 대신 실지거래가액을 과세표준의 기준으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또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자 및 비수도권 미분양주택에 대한 종부세 과세특례 폐지도 요구했다.

경실련은 개별소비세에 대해서는 총 세수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폐지를 주장했다. 개별소비세는 2002년 이후 과세대상 품목과 세율을 조정하지 않아 오히려 수직적 공평이 저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민단체는 이어 가업상속특별공제와 관련해 가업상속특별공제 범위를 축소하고 적용 대상 중견기업의 범위를 현 매출액 평균 금액 5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축소를 요구했다. 또 적용 대상 피상속인의 지분율 인하(비상장법인 50%→40%, 상장법인 30%→20%)와 매출액 기준 상향(4000억원→5000억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및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는 부의 무상 이전에 따른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폐지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소득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의 기본공제금액을 현 기본공제대상자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하고 경로우대자·부녀자·한부모 등에 대한 추가공제금액도 일괄해 200만원으로 인상을 제안했다. 

또 거주자의 금융소득과 부동산임대소득은 예외없이 종합과세토록 하고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선택적 분리과세토록 해 노동소득자에 대한 조세부담을 경감토록 하자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소득있는 곳에 과세있다’는 소득과세의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종교인 소득에 대해 예외없이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도록 소득세법 개정을 제안했다. 계속해서 국내 거주자의 국내 주식양도차익 계산 시 양도손실에 대한 이월공제(10년) 및 장기투자공제(3년) 신설도 요구했다.

경실련은 결혼세액공제금액을 인상해 이월공제하도록 하고 비수도권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는 다주택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경실련은 세제는 “과도한 조세특례와 조세지출을 정비하고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며 “특히 저성장과 인구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책임있는 조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제 당국은 특히 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의 개편은 ‘투기적 목적의 주택 보유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방향이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2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현재 투기적 목적의 주택 보유를 지양하고 실거주 1주택자 중심의 주택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정책 방안은 정해진 바 없으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과세형평 등을 감안해 종합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