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어준 빼고 고발? '상왕'처럼 떠받드는 민주당"
'공소 취소 거래설' 파문…동아일보 "김 씨가 안하무인이 된 데는 여당 책임도"
박원석 "김어준 플랫폼에 민주주의 위탁한 정치인들…제2의 김어준 반드시 나온다"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지난 10일 일명 '공소 취소 거래설'이 등장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최초 발화자인 장인수 기자를 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김어준씨를 고발하지 않기로 하면서 비판이 나온다. 장 기자의 발언을 사전에 몰랐다고 밝힌 김씨를 향해서는 “무규범의 상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어준의 영향력에 정치적 생존을 기댄 정치인들”을 향한 비판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지난 14일 <음모론 방송 후 '책임 없다' 발뺌만…이런 유튜브 그냥 둘 건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현직 대통령과 검찰이 연루된 거래설 같은 파장이 큰 사안을 출연자가 제작진과 미리 상의도 하지 않고 터뜨렸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다. 설사 사전에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제의 발언을 내보낸 김어준 씨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면서 “(김씨는) 장인수 씨의 이야기가 끝난 뒤엔 '큰 취재를 했다'고 했다. 이쯤 되면 '방송 사고'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김 씨가 안하무인이 된 데는 여당의 책임도 크다. 김 씨는 그동안 온갖 음모론으로 혼란을 부추겨 놓고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여권 인사들은 홍보 효과를 노리고 강성 지지층들이 모여 있는 김 씨 유튜브에 앞다퉈 출연하며 김 씨를 '권력'으로 키워주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여당은 이번 거래설을 제기한 장씨는 고발하면서 김 씨는 빼놓았다”며 “'아니면 말고' 식 폭로로 공론장을 망치는 유튜브 방송을 언제까지 방치할 텐가”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공소취소 거래 의혹' 김어준 빼고 고발한 민주당>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민주당은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 내용이 언론이나 유튜브에 나오면 즉각 법적으로 대응해 왔다. 출연자가 한 말이더라도 유튜브 자체를 고발한 경우도 많았다. 방송사들은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출연진 얘기를 검증 없이 내보내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등 징계 처분을 받는다”며 민주당 대응을 비판한 뒤 “김씨가 법적, 경제적 처벌을 받으리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민주당이 김씨를 '상왕'처럼 떠받든다는 사실을 다들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씨 유튜브에 출연한 민주당 후보들은 그가 '차렷, 절'이라고 외치자 일제히 절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작년 6월 대선 투표 하루 전 김씨 유튜브에 출연했다. 지난 6개월간 민주당 의원 64명이 김씨 유튜브에 259차례 출연했다”고 전한 뒤 “이러니 김씨 유튜브에서 다른 내용도 아니고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검찰 보완수사권 거래설'이 나왔는데도 민주당이 김씨에 대해 어쩌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만약 김씨 유튜브 아닌 다른 곳에서 이런 내용이 나왔다면 청와대와 민주당이 어떻게 나왔을 지 생각하면 음모론자 유튜버가 현 정권에서 가진 힘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는 같은 날 사설 <'공소 취소 거래설' 김어준 엄포, 어물쩍 넘어가는 민주당>에서 “강성 지지층을 뒷배로 기고만장한 대형 유튜버 횡포에 거대 여당마저 주저하고 있다. 일부 여당 인사들이 김씨를 비판하며 뒤늦게 손절했지만 그 정도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대중의 관심을 끌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자극적 내용을 일단 터뜨리고 보는 유튜브 정치의 무책임한 행태에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민주당이 정녕 음모론을 뿌리 뽑으려면 정치 혐오와 진영 갈등을 조장하는 김씨와의 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어준 문제의 핵심은 '편향'이 아니라 '책임 없는 권력'”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어준씨와 민주당을 향한 비판은 신문사 사설 밖에서도 분출되고 있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재래식 언론'만이 데스킹 과정을 갖고, 신종 플랫폼은 그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순 없다. 정확성은 플랫폼의 유형과 관계없이 저널리즘의 숙명적 전제”라면서 “어느 틈엔가 그 전제를 둘러싼 긴장이 많이 떨어졌다. 저널리스트 개인도 그렇고 플랫폼도 그러하다. 장 기자 사건이 긴장 있는 저널리즘과 책임 있는 플랫폼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승호 뉴스타파 PD(전 MBC 사장)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소 취소 관련 발언이 자신이 운영·진행하는 방송에서 나간 것에 대해 김어준씨는 전혀 책임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김씨는 출연한 기자가 그런 발언을 할지 몰랐다고 주장한다. 몰랐다는 것은 그만큼 무책임하게 방송을 운영한다는 증거가 될 수는 있어도 면책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방송운영자는 그 채널로 나가는 모든 내용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승호 PD는 “김어준은 규범이 없는, 언론인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면서도 언론인이 지켜야 할 책임을 모르고, 알 생각이 없는 유튜버”라고 비판한 뒤 “김어준씨만 이런 무규범의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상당수의 유튜브 채널들이 규범 무시로 조회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요즘 유튜브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보면 조회수 높은 콘텐츠들은, 특히 쇼츠들은 누군가를 비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여권 정치인들을 겨냥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어준 문제의 핵심은 흔히 지적하는 '편향'이 아니라 '책임 없는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장인수의 '공소 취소 거래' 발언은 새삼스러운 사례가 아니라 또 하나의 사례다. 취재원도, 문서도, 교차 확인도 없었다. 그냥 방송에서 말해졌다. 그런데 정부가 해명했고, 국회가 공방했고, 언론이 중계했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 하나가 정치 전체를 소비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전 의원은 “의혹이 틀린 것으로 드러나도 김어준은 아무 비용도 치르지 않는다. 적당히 둘러대고 다음 의혹을 등장시키면 그만”이라며 “민주주의의 공론장은 검증된 사실을 연료로 작동해야 하지만 김어준식 플랫폼 정치는 이 순서를 뒤집는다. 의혹이 먼저 공론장을 점령하고, 검증은 그 뒤를 따라가거나 아예 따라가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팬덤이 책임의 부재를 완벽하게 보호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그러나 “김어준을 키운 결정적 힘은 팬덤이 아니라 플랫폼의 영향력에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기댄 정치인들”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은 플랫폼이 던진 의제를 쫓고, 거기서 형성된 논리를 자신의 언어로 반복했으며, 의혹과 선동에 열광한 청중에게 검증 대신 확신을 팔았다. 플랫폼을 이용한 게 아니라, 정치를 위탁했다”는 것. “선출된 대표가 비선출 플랫폼 권력의 하위 파트너가 되는 순간, 민주주의의 책임 연결고리는 끊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전 의원은 “플랫폼에 민주주의를 위탁한 정치인들은 그 책임을 졌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책임을 물었는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 한, 플랫폼은 바뀌어도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김어준 이후에도 제2, 제3의 김어준은 반드시 나온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소취소 거래설’ 이후 ‘뉴스공장’ 구독자 1만 명 줄었다 - 미디어오늘
- “윤석열 김건희 감방 가자” 뱃노래 교사 무죄 확정 - 미디어오늘
- [속보]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 사퇴 이틀 만에 업무 복귀 - 미디어오늘
- 전쟁 일으킨 트럼프, 이번엔 한국에 파병 요구 - 미디어오늘
- 이재명 대통령이 김어준 우회비판? MBC·TV조선 동일하게 분석 - 미디어오늘
- 이 대통령 “조폭연루 보도 무책임” 국힘 “왜 김어준은 지적 안 하나” - 미디어오늘
- 오세훈 또 후보등록 거부… 조선일보 “윤어게인 물러나야” 동아일보 “한심한 현주소” - 미
- 오세훈 거부 이어 이정현 사퇴… 경향신문 “눈속임 절윤’이 부른 참사” - 미디어오늘
- 팩트체크 잘하는 기자들의 비결? “선량해도 처음부터 의심했다” - 미디어오늘
- 세계의 파열음… 평화라는 망가진 질서 ‘28년 후’와 ‘노 어더 랜드’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