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쿵’ 봄철 포트홀 사고 발생…보상 받으려면 이렇게 하세요

박성준 2026. 3. 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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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포트홀 배상 청구 5년 새 4.4배 ‘쑥’
‘도로 위 지뢰’ 보상엔 초기 증거 확보가 관건
자차보험 선처리 후 구상권 행사도 방법 가능
도로 유형별 보상 경로 달라…기관 확인 우선
포트홀(도로파임) 사고 시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사진 확보가 보상의 열쇠다. 도로 관리 주체에 배상을 청구하거나, 자차보험으로 선처리한 뒤 보험사가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10월 새벽 3시, A씨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다 포트홀을 밟았다. 충격과 함께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켜졌고, 갓길에 세웠을 때 이미 같은 원인으로 정차한 차량이 앞에 있었다. 해당 구간에서는 이미 4건의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라 견인 지원이 어려웠고, A씨는 새벽에 갈 곳 없이 차 안에서 밤을 지새웠다.
다음 날 타이어 전문점에서 점검받은 결과 앞바퀴는 찢어지고 뒷바퀴는 부풀어 올라 교체가 필요했으며, 휠에도 스크래치 손상이 확인됐다. 보험사에 전화하자 ‘도로 시설물 관리 문제이므로 도로공사에 직접 청구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포장파손 피해배상 신청’을 직접 해야 하는데, 블랙박스 영상부터 현장 사진, 출동확인서까지 모두 피해자가 직접 확보해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결국 타이어 교체 비용을 자비로 내야 했다.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포트홀(도로파임)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막상 당하면 보상 절차를 몰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포트홀에 따른 배상 청구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그만큼 사고를 당한 뒤 보상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뜻이다. 포트홀 사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보상은 어떤 경로로 받을 수 있는지 정리해 봤다.
사계절 가리지 않고 운전자 위협하는 포트홀

1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한국도로공사에서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총 4만4239건이다. 포트홀은 지난 2020~2021년 7000여건 수준에서 2022년 8000여건으로 올라섰고, 2023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1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2024년에도 연간 9258건이 발생해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배상 청구 건수는 같은 기간 1486건에서 6568건으로 4.4배 뛰었다. 발생 건수 대비 배상 청구율도 18.6%에서 70.9%로 뛰었다. 예전에는 ‘운이 나빴다’며 넘어갔던 운전자들이 적극적으로 보상을 청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포트홀은 아스팔트 포장 면이 파손돼 노면이 움푹 팬 구멍을 말한다. 도로 균열 틈으로 빗물이 스며든 뒤 차량 하중으로 표면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기는데, 장마철과 해빙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최근에는 겨울철 제설용 염화칼슘이 도로를 부식시키면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도로 위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포트홀 위를 잘못 지나가면 타이어가 찢어지거나 휠이 부서질 수도 있어 ‘도로 위의 지뢰’라고도 불린다.

도로 유형 따라 보상 경로도 ‘제각각’

포트홀 사고 보상의 법적 근거는 국가배상법 제5조(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다. 도로는 ‘영조물’에 해당하고, 관리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배상할 의무가 있다.

보상을 받으려면 우선 사고가 난 도로의 관리 주체를 확인해야 한다.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또는 민자고속도로 운영기관), 국도는 국토교통부(지방국토관리청), 시도나 군도 등 일반도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한다.

관할 기관이 확인되면 담당 부서에 ‘영조물배상 사고접수’ 신청서를 제출한다. 사고 영상, 차량 파손 사진, 수리비 영수증, 차량등록증 등을 첨부해야 한다. 지자체가 ‘영조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보험사를 통해 비교적 순탄하게 보상받을 수 있다. 고속도로는 도로공사 홈페이지 ‘노면파손 피해배상 신청’ 메뉴에서, 일반도로는 해당 구청·시청 도로관리과에 연락하면 된다. 담당이 불분명할 때는 국민신문고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이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A씨처럼 보험사와 도로 관리 기관 사이에서 소비자가 오가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4년 발표한 포트홀 민원 분석에서도 ‘시청에 전화하면 도청 소관이라 하고, 도청에 물으면 구청 소관이라 한다’는 식의 민원이 반복적으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보험 미가입 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국가배상심의회에 신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등 도로 유형에 따라 보상 경로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전액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사례에 따르면 야간 과속 운전 중 포트홀에 휠이 손상된 운전자가 수리비 전액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운전자 과실(전방주시 태만·과속)을 적용해 70%만 지급했다. 실제 판례상 과실 비율은 20%에서 80%까지 폭넓게 달라지며, 블랙박스 영상이 과실 비율을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차 보험 처리 후 구상권 고려해야

보험업계에서는 사고 직후 관리청 과실을 직접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자차보험)를 활용해 먼저 수리비를 보상받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이후 관리청 책임이 드러나면 보험사가 대신 구상권을 행사해 보험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자기부담금(통상 수리비의 20%, 최소 20만원)이 발생하고, 사고 이력이 남아 보험료 할증이나 3년간 무사고 할인 유예 등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가 구상권을 행사해 보험금을 회수하더라도 소비자의 보험 이력이 자동으로 삭제되지는 않는다. 수리비가 소액이라면 보험 처리와 자비 처리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초기 증거 확보다. 사고 직후 스마트폰 위치 태그(GPS)를 켜고 파손 부위와 포트홀을 차량 번호판과 함께 찍어두는 것이 기본이다. 무엇보다 블랙박스 영상이 가장 강력한 증거다. 사고 순간의 주행 영상이 포트홀 위치와 사고 경위를 한 번에 입증해 주기 때문이다. 보험사 긴급출동을 이용했다면 ‘비상출동 확인서’를 반드시 발급받아 두고, 수리 전 견적서와 수리 후 영수증도 보관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포트홀 사고는 증거물 유무에 따라 과실 비율과 보상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사고 직후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사진을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자차보험을 활용해 우선 보상받은 뒤 관리청 책임이 확인되면 보험사가 환수에 나서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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