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혁신·부실 기업 구분 중요… ‘스튜어드십 코드’ 제대로 작동해야”
지배구조 투명한 기업이어야 성과 공유할 수 있어
기업 뒤통수 못치게 하는게 자본시장 정책 최대치
K자형 양극화 우려… 내수활성화 대책 마련 시급
소비자 위한 집단소송제 강조…법안 국회 계류중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장
“혁신 기업이냐, 부실 기업이냐를 구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과 투명하지 않은 기업을 구분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장을 맡은 오기형(사진)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관·장기 투자자의 투자 축이 마련돼야 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가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경영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수탁자 책임활동 준칙이다.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가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해 책임 있는 투자를 끌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2016년에 도입됐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당정이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를 강조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이사의 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 추진 및 법령 해석집을 보완할 계획이다.
오 의원은 “기본 첫 단계는 혁신기업에 투자를 해야 축이 나타난다. 부실기업에 투자하면 망하는 것”이라며 “혁신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배 구조가 투명한 기업을 해야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2014년부터 약 10년 동안 밸류업 정책을 추진했는데 거버넌스 코드와 스튜어드십 코드 2개가 핵심이었다”며 “이 2개를 갖고 (시장을) 쭉 관찰하면서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니케이 지수가 3배 이상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오 의원은 1~3차 상법 개정안 시행 이후 전망에 대해 “디스카운트 현상은 주주의 뒤통수를 치는 현상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 프리미엄을 만들려면 기관 투자자와 장기 투자자가 회사 경영진과 적대적 관계가 아닌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뒤통수를 치는 걸 못하게 하는 게 자본시장 정책이 할 수 있는 최대치”라며 “그 다음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점이 있으면 제도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오 의원은 제도 보완과 반도체·인공지능(AI) 슈퍼 사이클 등으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할 때 코스피 주가는 2700이었지만 이후 6000까지 찍었다. 최근 중동 사태 등 이슈로 일부 하락했지만 여전히 50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는데 시장 공감대가 있었고 반응 속도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반도체·AI 슈퍼사이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가보지 않은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전했다.
K자형 양극화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K자형 양극화는 경기 회복 과정에서 산업·소득 계층에 따라 한쪽은 성장하고 다른 한쪽은 침체가 심화돼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다.
오 의원은 “실물 경제에 온기가 퍼지기 전에 자본시장 반응이 조금 더 빨라서 체감이 다를 거라는 측면이 있고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측면도 있는 거 같다”며 “특정 종목은 성과를 내는데 많은 업종이 중국과의 경쟁이나 주변국 경쟁 속에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쟁력을 잃은 산업을 미래에 필요한 분야로 전환하는데 사회 보장 정책이나 직업 훈련, R&D 지원을 하는 등의 디테일한 논의로 가야 한다”며 “내수경제는 부동산 경기로 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관광 정책 등 내수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오 의원은 정보 비대칭성을 최소화하는 디스커버리(증거 개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상대방의 자료를 미리 확인해 쟁점을 정리하고 제출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줘서 공정성을 높이는데 있다. 우선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사안에 한해 제한적으로 2028년 초부터 도입된다. 다만 아직 전면 확대는 되지 않았다.
오 의원은 “미국에서 1930년대에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면서 민사소송 규칙이 바뀌었다”며 “그런데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원고가 증거를 내지 못했을 때 원고 패소 식의 판단을 하고 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이 제기되면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증거를 숨기거나 파기하는 걸 막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거의 구조적 편재 사건, 전문적인 분야에서 정보가 복잡한데 비대칭적으로 한쪽에 몰려 있을 때 디스커버리 제도가 중요한 작동을 한다”며 “주로 포렌식이라고 표현하는데 모든 자료를 전부 공유해서 그걸 갖고 사실관계 조작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의원은 투자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집단소송제도 필요성도 설파했다. 그가 1월에 발의한 집단소송법 개정안은 증권분야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을 할 수 있지만 다른 분야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제도 확대를 하는 게 방점이다. 해당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그는 “소액, 다수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손해배상을 하게 되면 배상받을 금액은 얼마 안 되는데 절차 비용이 비싸다”며 “기업들 입장에선 다수 피해자 발생 건에 대해 로비 비용으로 퉁치면 된다는 발상들이 많다. 집단소송제도가 작동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행태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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