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러도 괜찮아, 솔직하면 돼”…새학기, 친구가 없어 불안하다면

새로운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괜히 머리를 한 번 더 만져보거나 여러 표정을 지어보며 어색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고민하고 “무슨 말부터 하지?”하며 마음속으로 연습해 본 적도 있을 거예요.
아마 이런 바람도 함께 있었을 거예요. “이번에는 친구를 잘 사귀고 싶다”거나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요.
교실에 앉은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여기서 1년 동안 잘 지낼 수 있을까?” 또는 “혹시 나만 혼자인 건 아니겠지?” 하고요.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점심시간에 옆자리에 앉아 급식을 함께 먹을 친구를 바라는 마음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사람에겐 기본적인 욕구 단계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마음’, 즉 소속감의 욕구라고 설명했어요. 누구나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어 하며, 특히 청소년기는 친구 관계가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고민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해요.
또 다른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청소년기를 ‘자아 정체감’이 만들어지는 시기라고 했어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쉽게 말해 지금은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친구들과 잘 어울릴까?” “친구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같은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시기라는 뜻이에요.
이런 고민은 지금 시기에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웃고 떠들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면서 우리는 조금씩 자신을 알아갑니다. “이런 친구랑 있을 때 나는 제일 편하구나”라거나 “아, 나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고요.
이런 깨달음이 쌓이면서 ‘나답다’라는 감각이 형성돼요. 그래서 새 학기의 친구 관계는 단순한 인간관계 고민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여정과 연결돼 있습니다.
물론 과정이 항상 편하지만은 않아요. 친구에게 맞추다 보면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고, 괜히 밝게 보이려 하거나 일부러 무심한 척을 하기도 하지요. 그럴 때 “이게 진짜 나일까?” 하는 혼란을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역시 성장의 일부입니다. 여러 모습을 시도하며 우리는 점점 나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갑니다.
그렇다면 친구 관계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더 끌리는 경향이 있어요. 같은 연예인이나 게임을 좋아한다면 “너도 좋아해?”라는 한마디로 관계의 문을 열어볼 수도 있어요. 거창한 첫인사보다 작은 질문 하나, 공통점 하나가 더 큰 힘을 발휘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해 보이는 것’보다 ‘솔직하려는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진짜 모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힘을 가지거든요.
아직 친한 친구가 생기지 않았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관계 형성에는 시간이 필요해요. 친밀감은 반복적인 만남과 작은 상호작용이 쌓여 형성됩니다. 처음부터 깊은 친구가 되는 경우는 드물어요. 지금 친한 친구가 없다고 해서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에요. 지금은 ‘과정’ 속에 있는 것입니다.
‘나’를 찾는 일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아요. 어색한 시간, 혼자라고 느낀 순간도 성장의 한 장면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는 용기,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견디는 마음, 다시 한번 말을 걸어보는 시도. 이런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서 우리는 점점 더 단단해집니다.
오늘은 친구에게 한 번 더 인사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친구와 작은 공통점을 하나 더 찾아보는 건요? 새 학기, 우리는 친구를 만나고 그 만남 속에서 조금씩 ‘나’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 여정은 느릴 수 있지만, 분명 우리를 더 깊고 단단하게 성장하게 할 거예요. 류승민 원광아동상담센터 선임 상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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