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쫓아갔더니 돈이 복사…짧은 댓글 하나로 한 달새 1000억 ETF 비결

ETF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종목 몇 개를 모아 담는 일이 아니에요. 먼저 시장에서 어떤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어떤 흐름에 관심을 보이는지부터 살펴봐야 하죠. 그다음에는 그 산업 안에서 어떤 기업이 핵심 역할을 하는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여러 종목을 어떤 비중으로 담을지 설계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결국 ETF 설계의 출발점은 ‘지금 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데 있다고 합니다.
김 팀장은 그 단서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하기도 했다고 해요. 한번은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댓글을 보게 됐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늘 “외국인이 얼마를 샀다, 얼마나 팔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작 그 흐름을 활용한 ETF 상품은 없다는 내용이었죠. 그는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는 종목들을 모아 하나의 ETF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상품이 ‘WON K-글로벌 수급 상위’ ETF입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죠. 시장에서 실제로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하나의 상품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였습니다. 작은 댓글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였지만, 실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 분석과 종목 선별 과정이 반복됐다고 해요.
이 사례는 ETF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새로운 상품은 단순히 ‘흥미로운 주제’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주목하고 있는 흐름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이죠.
ETF가 이렇게 설계돼 상장되면 그다음부터는 운용의 영역이 시작돼요. ETF 안에 어떤 기업을 얼마나 담을지, 시장 변화에 따라 어떤 종목을 늘리고 줄일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의 출발점 역시 시장 관찰이라고 김 팀장은 말해요. 그래서 그의 하루는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새벽 5시에 시작됩니다. 미국 증시가 마감되기 전 금리와 환율 흐름을 확인하고,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실적도 살펴보죠.

김 팀장은 “ETF 운용은 결국 세상의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읽느냐에 달려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눈앞의 주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금리, 환율, 정책, 산업 변화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죠.
그래서 그는 중학생들에게도 ETF를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경제를 읽는 도구’로 바라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TF는 어떤 기업이 포함돼 있는지, 각 기업의 비중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이 구성을 살펴보면 산업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반도체 ETF에서 후공정 기업의 비중이 줄고 전공정 기업의 비중이 늘어났다면, 반도체 산업의 투자 흐름이 어느 단계에 집중되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숫자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산업 구조와 기술 경쟁의 방향이 숨어 있습니다.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듣다가 새로운 장르를 알게 되듯, ETF를 살펴보는 과정에서도 경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지, 자금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세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말이죠.
지금 시장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 있을까요? 그 목록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경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 수 있어요. 배윤경 기자. 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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