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은 내놔라” 투자자 요구 폭주했는데…하루 만에 은값 30% 폭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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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창고에 보관하는 은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어요.
당장 창고에서 내줄 수 있는 은이 8000만온스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인도 가능한 은보다 종이 계약 규모가 약 7배 이상 많은 셈입니다.
단순히 오르고 내리는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거래소 창고에 실제로 인도 가능한 은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종이 계약 규모가 실물보다 얼마나 불어나 있는지 그 균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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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창고에 보관하는 은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어요. 작년 9월 5억3148만온스였던 은 재고는 올해 3월 6일 기준 3억4628만온스로 줄어 약 35% 감소했어요.
창고에 은이 부족해지는 이유를 알려면 먼저 은이 어떻게 거래되고 보관되는지 살펴봐야 해요. 세계에서 가장 큰 금속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는 은을 두 종류로 구분해 보관합니다. ‘적격 은(Eligible Silver)’과 ‘등록 은(Registered Silver)’이에요.
적격 은은 거래소 기준을 통과해 창고에 보관하는 은으로, 당장 거래에 사용되는 물량은 아닙니다. 금고에 넣어둔 자산과 비슷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 3억4628만온스의 은 재고 중 2억6630만온스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등록 은은 창고 보관증표가 붙어 있어 계약 보유자가 요구하면 바로 내어줄 수 있는 은이에요. 현재 약 8000만온스만 남아 있습니다.
한편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실제 은이 아닌 종이 계약서예요. 종이 은 거래는 은이 많이 필요한 공장이나 기업을 위해 은값이 크게 뛰는 것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은 가격이 오르자 은으로 물건을 만드는 게 아니라 투기 자금까지 시장에 몰려들어 현재 종이 계약 규모는 약 5억7120만온스에 달해요.
당장 창고에서 내줄 수 있는 은이 8000만온스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인도 가능한 은보다 종이 계약 규모가 약 7배 이상 많은 셈입니다. 만약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은을 가져가려고 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인 거죠.
문제는 은이 부족해지면서 생겼어요. 은은 지구상 모든 금속을 통틀어 전기가 가장 잘 통하는 광물이라 휴대폰이나 컴퓨터 같은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재료거든요. 실버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은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 투자자 사이에서는 거래소에 은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은이 당장 필요한 기업들은 제때 원재료를 못 받을까봐 덜컥 겁이 났죠. 너도나도 거래소로 달려가 종이 계약서를 내밀며 진짜 은을 달라고 요구했어요.
은을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가격이 크게 뛰자 거래소가 대응에 나섰습니다. 거래소는 시장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거래할 때 내는 보증금 역할의 증거금을 크게 올리기로 했어요.
며칠 만에 증거금이 급격하게 오르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일부 투자자의 매물이 시장에 쏟아졌습니다. 1월 30일 하루 만에 은 가격은 30%나 떨어져 역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죠.
매일 뉴스에 나오는 가격표 뒤에는 실제 은을 차지하려는 투자자와 거래소 간 치열한 눈치 게임이 숨어 있어요. 단순히 오르고 내리는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거래소 창고에 실제로 인도 가능한 은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종이 계약 규모가 실물보다 얼마나 불어나 있는지 그 균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윤경 기자. 방예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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