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이걸 알면 보이던데”…채권고수의 투자노트 엿보니 [김유신의 딥 머니 토크]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6. 3. 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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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변동성 줄여주는 울타리
금리와 반비례 관계 채권 가격
금리 방향 예측력에 수익률 달려
이란 전쟁 발발하며 금리 반등세
“자신만의 투자 시나리오 작성해야”
신년기 한화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이 매일경제와 만나 인터뷰 하는 모습. [김유신 기자]
요즘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폭풍우 속에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9% 넘게 폭등했다가, 다시 6% 가까이 급락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어제의 환호가 오늘의 절망으로 바뀌는 혼돈의 장세 속에 투자자은 어느 때보다 흔들리기 쉬운 환경이다.

끝없이 오르기만 하는 자산도, 한없이 추락하기만 하는 자산도 없다. 하지만 대다수는 매번 ‘군중 심리’에 휩쓸려 환호의 정점에서 사고, 공포의 바닥에서 판다. 이런 변동성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위험자산의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채권’에 주목해야 한다.

흔히 채권은 지루하고 수익률이 저조한 자산으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 저자 신년기 한화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의 시각은 다르다. 그에게 채권은 주식의 적정 가치를 결정하는 ‘금리’의 향방을 알려주는 나침반이자,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대비하게 해주는 든든한 울타리와 같은 존재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과 금리 인하 기대감, 그리고 전쟁이라는 변수가 뒤엉킨 현재, 우리는 어떤 투자 시나리오를 써나가야 할까. 김유신의 ‘딥 머니 토크’에서는 신년기 팀장을 만나 요동치는 시장에서 변동성을 제어하는 자산 배분의 원칙과, 공포에 베팅하고 환호에 팔 수 있는 ‘투자 근력’을 기르는 법을 들어 봤다.

채권 수익은 금리 예측·신용 분석에 달려
Q.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달라.

A. 한화자산운용에서 채권운용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운용 매니저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고객이 맡긴 돈을 잘 운용해 트랙 레코드를 잘 쌓는 것이다. 수익률이 좋으면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맡기며 굴리는 돈이 더 늘어나게 된다.

Q. 채권 시장에서 커리어를 쌓게 된 계기는.

A. 대학 재학 당시 CFA 공부를 하며 채권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채권은 일정 기간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예금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채권은 유통시장이 있고, 여기서 가격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주식 못지 않은 가격 변동성을 지니고 있어 흥미로운 시장이라 생각했다.

Q. 채권 운용 수익의 차이는 어떻게 발생하나.

A.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발생한다. 첫째는 금리의 방향성을 얼마나 잘 예측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 만약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을 예상한다면 포지션을 늘리는데 베팅해야 하고, 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 국면이라면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잘 보호하느냐에 따라 운용 수익이 달라진다.

두 번째는 크레딧(신용) 측면이다. 회사채에 적용되는 부분이다. 만약 투자를 한 뒤 기업의 신용등급이 높아진다면 회사채 가격도 함께 올라간다. 반면 투자 후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채권 가격도 하락한다. 따라서 철저한 기업의 크레딧 분석이 뒷받침돼야 운용에 있어서도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적정 주가 판단 위해 채권 개념 이해해야
[사진=챗GPT 생성]
Q. 채권과 주식은 다른 금융상품이다. 그럼에도 주식투자에 있어 채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우선 채권과 주식의 공통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테슬라 주식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테슬라 주식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이유는 S&P500 등 지수 상승률보다 더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지수와 대비해 개별 종목의 주가가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변화율을 ‘베타’라고 얘기한다. 베타가 큰 주식은 상승률이 높을 수도 있지만, 하락폭이 더 클 수도 있다.

채권에도 ‘베타’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바로 ‘델타’라는 개념이다. 채권은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변한다.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듀레이션’이라고 한다. 이 듀레이션을 조금 더 측정 가능하도록 환산한 것이 ‘델타’다. 즉 채권이 이자율 변동에 노출된 위험의 정도로 이해해볼 수 있다.

결국 주식에서는 ‘베타’ 채권에서는 ‘델타’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게 된다.

Q. 두 자산 간 공통점 외에 채권에 대한 이해가 주식엔 어떤 도움이 되나.

A. 주식의 현재 가치는 이론적으로 회사가 벌어들이는 미래 소득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뒤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사용하는 것이 결국 현재의 금리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주가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채권의 움직임에 주목하면 주가 흐름도 파악할 수 있는 이유다.

Q. 최근 채권 시장의 흐름을 간략히 설명해준다면.

A. 미국 채권 시장을 기준으로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는 5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새로 취임하게 된다.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은 1990년대 당시와 흡사한 모습으로 연준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즉 기준금리에 대한 통제력은 연준이 갖되 나머지 부분은 시장 경제에 맡기겠다는 철학이다. 과거처럼 경제 위기에 연준이 과도하게 양적 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퍼붓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금리는 더 내려갈 수 있고,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물가 상승 우려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재 채권 시장 전반에 반영돼 있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에 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져
Q. 중동 전쟁 상황은 채권 시장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

A. 케빈 워시 차기 의장 지명 이후 2월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 기저효과로 3월에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중동 전쟁이 터졌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하 속도조절 등 우려로 3월엔 단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Q. 최근 몇 달간 국내 주식시장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 투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자산의 변동성을 통제한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채권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시 정해진 쿠폰(이자)과 원금을 받는 구조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지만 않다면 계속 보유하며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다.

주식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때 포트폴리오상 채권이 있다면 추후 주식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채권 투자 위해 ‘듀레이션’ 개념 이해 필수
Q. 포트폴리오상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어느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나.

A. 채권 가격과 주식 가격이 반비례 관계에 있을 때도 있고, 같은 방향성을 보일 때도 있다. 2022년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며 채권 가격도 하락(금리 상승)하고, 할인율이 오르며 주식 가격도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즉 채권 가격과 주식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반면 최근엔 채권이 위험자산에 대한 대안으로 간주되며 주식과 반비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럴 때는 전통적으로 권장되는 비율(주식:채권)인 7:3~4:6 가량의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군중심리 멀리하고 본인만의 투자 시나리오 작성해야
Q. 채권 투자에 있어서 개인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채권은 정해진 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회수하는 상품이지만, 실제 유통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상당하다. 특히 앞서 언급한 ‘듀레이션’의 개념을 채권 투자에서도 잘 고려해야 한다. 듀레이션이 긴 상품은 그만큼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크다. 만약 앞으로 금리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그만큼 듀레이션이 큰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면 금리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Q. 채권 투자가 생소한 투자자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나.

A. 토스와 같은 일부 증권사 앱을 통해 채권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또는 편리하게 채권에 투자하려면 ETF를 통해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해외채권의 경우 해외주식과 마찬가지로 해당 국가의 거래 시간에 맞춰 증권사 계좌를 통해 ETF 등을 구매하면 된다.

ETF도 상품설명서 등에 듀레이션과 같은 상품 정보가 공시돼 있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Q. 저서에서 ‘평균 회귀’ 개념이 자주 등장한다.

A. 만약 지나치게 과열된 자산이 있다면 평균 수익률로 돌아오게 되고, 지나치게 소외된 자산이 있다면 다시 언젠가 수익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투자에 있어서 흔히 통용되는 개념이다. 인류는 꾸준히 발전해 왔고, 주식시장도 장기 시계열로 보면 우상향 해왔다. 다만 그 평균선을 기준으로 지그재그 모습을 하며 수익률이 움직인다.

국내 주식시장도 결국 이런 평균회귀 흐름을 따를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Q. 투자를 할 때 갖고 있는 고유한 루틴이 있나.

A. ‘군중 심리’를 따르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그래서 심리 지표를 자주 살펴본다. 쏠림이 있다면 오히려 반대에 베팅하는 것이 더 확률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예측 기반 베팅 플랫폼인 ‘폴리마켓’ 같은 곳도 종종 참고한다. 수많은 대중들이 자신의 돈으로 베팅을 걸기 때문에 군중심리를 읽는데 도움이 된다.

채권 투자에 나선 개미들을 표현한 사진. 출처=챗GPT
Q. 투자와 관련한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A. 군중심리에 휘둘리지 않고, 공포에 베팅하고, 환호에 팔 수 있는 투자 근력을 기르면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더 조언을 한다면 자신만의 ‘투자 시나리오’를 꼭 글로 작성해보기를 권한다.

‘투자 시나리오’를 사전에 작성해야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매수, 매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쟁이 발생해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을 봐보자.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에서 이런 상황을 맞으면 기존엔 ‘주가가 하락하면 사겠다’고 마음먹었던 사람도 생각을 상황에 맞춰 바꾸게 된다. 남들이 던지니 나도 던지는게 맞다고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글로 시나리오를 작성해둔 사람이라면 자신이 정한 기준대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

개인적으로 채권 운용에 있어서도 이런 시나리오를 세워둔다. 금리가 일정 수준이 되면 보유한 채권을 팔겠다는 식의 사전 매수, 매도 선이다. 스스로 정한 확고한 기준과 룰을 갖고 있어야 손실을 덜 보고, 수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Q. 존경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A. 하워드 막스를 꼽고 싶다. 하워드 막스의 투자 스타일은 철저한 기업 분석을 통한 투자다. 즉 채권으로 얘기한다면 금리의 방향성 보다는 기업의 크레딧 분석에 집중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부실화된 채권이지만, 향후 신용을 회복해 장상화될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하는 식이다.

하워드 막스의 이런 투자 방식은 결국 ‘확률이 높은 게임’을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결국 자산운용도 꾸준히 오랜 기간 높은 확률로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하워드 막스의 투자 방식을 참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올해 목표가 있다면.

A.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논문을 마무리해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 올해 목표다.

Q.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A. 투자업계에서 쌓은 지식을 강단 또는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더 많이 전달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

신년기 팀장의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 저서는…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
신년기 팀장의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는 고등학생 아들 정혁과 아버지가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구성됐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복잡한 금리와 채권의 상관관계를 과외하듯 친절하게 설명해 나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는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역 전문가로서 본인이 직접 참고하는 여러 경제 지표들도 저서에서 소개한다. 특히 저자는 ‘군중심리’로 대표되는 집단사고를 경계하며 무분별한 쏠림에 동조하지 않도록 집단지성을 나타내는 심리지표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폴리마켓(Polymarket)’과 같은 미래 예측 베팅 사이트도 투자에 활용하는 저자의 노하우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통찰을 제공한다.

투자는 곧 변동성을 견디는 일과 같다. 특정 자산에만 치우친 포트폴리오는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이 변동성을 견뎌내기 어렵게 한다. 주식의 높은 변동성에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채권’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포트폴리오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채권’의 개념을 익히고 싶다면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 일독을 권한다.

맹자는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라 했다. 배가 채워지지 않으면 도덕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정에서도, 국가 단위에서도 경제가 바로 서지 않으면 평화로움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믿는다. 투자, 금융, 기술과 관련한 책을 집필한 저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항산(恒産)’의 비법을 엿보자는 취지에서 ‘딥 머니 토크’를 기획해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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