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1호 조희대…법조계 “재판 지연 등 혼란 불가피”[안현덕의 LawStory]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2026. 3.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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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광역수사대 배당…첫 사건 수사 초읽기
전문가, 피의자·피해자, 유무죄 갈리는 특성상
법왜곡죄 고소·고발쇄도…부작용 우려도 커져
수사·재판 따른 공백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몫’
“독립성 훼손‥사건 당사자에 시달릴 문열어줘”
정부가 사법개혁 3법을 공포·시행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실상 첫 수사 대상에 오르는 등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시행이 현실화됐으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걱정의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법왜곡죄와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이 급증하면서 판·검사의 사법적 판단이 위축되고, 이는 재판 지연은 물론 사건 암장 등까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힘 있는 자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면서 자칫 여론 재판만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병철 변호사는 지난 12일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할 때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대법원은 작년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34일 만인 5월 1일 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해당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 전 주심 대법관이 박 대법관이었다.

해당 사건은 이 변호사의 주소지에 따라 앞서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됐다. 이후 13일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인계했다. 조 대법원장 사건이 사실상 1호 사건으로 수사 ‘초읽기’에 돌입한 셈이다.

정부가 사법개혁 3법을 공포·시행한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모습. 뉴스1

전문가들은 법왜곡죄 고소·고발 사건이 앞으로 줄을 이을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법왜곡죄는 판사와 검사 또는 수사 관련자가 재판과 공소 제기·유지, 수사 과정에서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의 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의자·피해자로 또 유무죄로 나뉘는 수사·공소 제기·유지·재판의 특성상 어느 한 쪽은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만큼 법왜곡죄 사건이 끊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법왜곡죄 고소·고발 사건 증가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찮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왜곡죄에 따른 고소·고발이 급증하면서 수사 기관은 물론 판·검사까지 범죄 유무 판단에 압박감을 느낄 수 있고 또 이로 인해 재판이 장기화되거나 사건이 암장되는 사태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해 당사자가 아닌 누구나 (법왜곡죄로) 고발할 수 있는 현 구조는 수사·공소 제기·재판까지 판단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수사관은 물론 판·검사의 각 과정의 판단이 있을 때마다 고발이 줄을 잇는 등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각종 부작용으로) 여론 재판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결국 사법의 독립성은 실종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수사·기소·재판 지연 등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왜곡죄의 고소·고발 대상은 판·검사와 수사관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수사를 받거나 재판정에 서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수사 기관의 판단은 물론 재판부의 최종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적으로 극단의 생각을 가진 이들이나 이른바 ‘프로 고발러’ 등으로 인해 불필요한 수사나 재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수사관이나 판·검사가 수사나 재판 때문에 본 업무를 제대로 시행치 못하게 되면 수사·재판 지연 등으로 인한 피해는 일반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그만큼 기존의 사법 시스템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 독립은 소송 등은 물론 정치적 압박에 대한 우려 없이 양심·법에 따라 옳다고 생각하는 데로 (판사들이) 판단하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법왜곡죄는 반대로 판사들이 사건 당사자들에게 시달리게 할 통로를 열어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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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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