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인데 빚투 31조, 선넘겠다”…증권사 줄줄이 신용융자 중단

맹성규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gmaeng@mk.co.kr) 2026. 3. 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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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유가 급등에 3% 하락 개장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연일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31조원을 넘어서는 등 과열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빠르게 늘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주요 증권사들을 불러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융자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9일 기준 31조690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33조6945억원보다 약 2조원 감소한 수준이다. 작년 말에는 27조 3000억원 수준이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신용융자는 대출을 지렛대삼아 주식을 사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으나, 주가 하락 때 담보가치 부족으로 보유 증권이 강제로 매각처분(반대매매)당하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신용거래 잔고 감소 배경으로는 일부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신규 신용융자 중단이 꼽힌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4일, 5일부터 신용거래 융자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서비스 중단을 예고한 바 있다.

금감원, 증권사에 관리 강화 주문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뉴스1]
금감원은 지난 11일 주요 11개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 임원과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등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차입 투자로 인한 반대매매가 급증할 경우 시장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레버리지 투자(신용융자·증권담보대출·미수거래)의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839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64조원의 0.1%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대매매는 신용거래융자의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해 미수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거래 특성상 증시 급락 이후 2거래일이 되면 관련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된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현재 신용융자와 반대매매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증권업계는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에 레버리지 거래 구조와 반대매매 위험을 투자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실제 금감원이 지난해 소액 투자자(1000만 원 이하) 계좌 46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신용융자를 이용한 투자자의 수익률은 6.4%에 그쳤다. 이는 신용융자를 이용하지 않은 투자자 수익률(25.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증권사에 신용융자·차액결제거래(CFD) 등 레버리지 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도록 했다. 특히, 투자 심리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는 신용융자 금리 조정이나 수수료 인하 이벤트 역시 신중하게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필요시 증권사의 신용융자 조정, 수수료 인하 이벤트 등에 대한 적정성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증권가 “코스피 저점은 4800선”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 지수가 48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중동사태에 따른 저점은 4885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변동성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전쟁 리스크가 제거되지 않고 원유 공급 리스크 역시 남아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코스피 저점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지난주 80을 넘어섰던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60까지 안정화됐지만 과거 20년 평균(20.2)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의 최대치 대비 하락 폭은 평균 22.5%이며, 이를 적용한 코스피는 4885”라면서 “만약 이번 사태가 구조적인 원유 공급 부족 장기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최고치 대비 하락률 관점에서 고려할 수 있는 코스피 저점은 4885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20년 동안 코스피가 하루 8% 이상 급락한 사례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를 비롯해 2008년 금융위기 정점,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4년 엔캐리 자금 청산 우려 등 총 5회였다.

반면, 코스피가 이란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경우 6800선까지 상승한다는 전망도 있다. 염승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내에 미국-이란 전쟁이 종료돼 리스크 발생 이전 할인율로 되돌림을 가정할 시, 코스피 적정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18배, 지수 환산 시 6806포인트가 도출된다”며 “코스피는 역사적으로 중동 전쟁 발발 시 ‘바이 더 딥(조정 시 매수)’ 전략을 지지했으며 이익 추정치의 수정이 나타나지 않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선 매력도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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