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페형 전기 SUV 1호’…BMW다운 코너링에 반하다 [시승기 - BMW 뉴 iX2]

정경수 2026. 3. 1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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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춘천 150㎞ 구간 시승
쿠페형 SUV 편견 깨는 안정감
전기차지만 BMW다운 코너링
지난 1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150㎞ 구간에서 시승해 본 BMW 뉴 iX2 외관.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쿠페형 SUV’는 여전히 호불호가 나뉜다.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때문에 디자인은 멋있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운 평가가 따라붙는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타보지 않고는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차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BMW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 ‘뉴 iX2’를 타보면 이런 선입견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약 150㎞를 달리며 느낀 인상은 단순했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다. 그리고 탈수록 매력이 올라간다.”

장거리에서도 편안한 시트와 안정적인 승차감

처음 외관을 봤을 때는 낯설기보다 익숙하다는 인상이 먼저 들었다. 2018년 처음 등장한 내연기관 X2의 쿠페형 실루엣을 유지한 채 전기 파워트레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해치백 기반 구조에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을 더해 외형만 보면 SUV와 쿠페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독특한 차체 비율을 보여준다.

서울 도심에서 출발하며 처음 느낀 것은 편안한 시트다. 몸을 깊숙하게 감싸는 스포츠 시트 특유의 느낌이 있지만 딱딱하지 않다. 장거리 시승에서 시트의 진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드러났다. 실제로 하루가 지나고 둘째 날 다시 운전대를 잡았을 때 오히려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장시간 운전에서도 피로가 크게 쌓이지 않는 타입이다.

서스펜션 세팅도 인상적이었다. 도로에서 흔히 만나는 방지턱을 넘을 때 차체가 튀거나 충격이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단단하면서도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성향이다. 흔히 전기차가 무거운 배터리 때문에 노면 충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경우가 있는데, 뉴 iX2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걸러냈다.

지난 1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150㎞ 구간에서 시승해 본 BMW 뉴 iX2 외관. 정경수 기자
단단한 코너링·묵직한 고속 안정감

속도를 조금 올리면 차의 성격은 더 또렷해진다. 차가 노면에 단단히 붙어 달리는 느낌이 강해진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5.5㎏·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는 수치만 보면 과격한 수준은 아니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덕분에 가속은 경쾌하고, 추월 상황에서도 여유가 있다.

특히 코너가 이어지는 구간에서 BMW다운 성격이 살아난다. 가평 자전거길 주변의 굽이진 도로를 지날 때 차체가 크게 기울거나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방향을 바꾼다. 스티어링 휠 반응도 빠르다. 운전자의 입력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차가 민첩하게 움직인다. SUV보다는 낮은 차체 덕분에 코너링 안정감은 오히려 해치백에 가깝게 느껴진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은 유지된다. 속도를 높여도 차가 가볍게 떠오르는 느낌 없이 묵직하게 도로를 붙잡는다. 정숙성 역시 전기차다운 수준이다. 엔진 소음이 없는 만큼 고속에서도 실내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지난 1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150㎞ 구간에서 시승해 본 BMW 뉴 iX2 실내 모습. 정경수 기자
전비는 기대 이상…HUD·하만카돈·파노라마 루프로 완성도 높여

전비도 기대 이상이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구간을 달리며 기록한 평균 전비는 약 5.75㎞/㎾h였다. 공인 복합 전비(4.8㎞/㎾h)를 웃도는 수준이다. 배터리는 64.7㎾h 용량이 탑재됐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350㎞를 주행할 수 있다.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BMW 특유의 단정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가죽 마감은 고급스럽고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도 좋다. 특히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숫자와 글자가 큼직하게 표시돼 시인성이 뛰어났다. 운전 중 속도나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하기 편하다.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음악을 틀었을 때 저음과 고음의 균형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생각보다 크다. 실내 개방감을 크게 높여준다.

지난 1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150㎞ 구간에서 시승해 본 BMW 뉴 iX2 외관. 정경수 기자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강점…수납·통풍시트는 아쉬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BMW OS 9 기반으로 구성됐다. T맵 기반 내비게이션과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국내 사용자 환경에 맞춘 점이 특징이다. 다만 디스플레이 크기는 요즘 대형 화면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조금 작게 느낄 수도 있다.

공간 활용성에서는 쿠페형 SUV 특유의 한계도 드러난다. 트렁크는 해치백 구조 덕분에 생각보다 활용성이 괜찮지만 실내 수납공간은 넉넉하다고 보긴 어렵다. 통풍 시트가 빠진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뉴 iX2의 성격은 분명하다. 편안함과 민첩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전기차다. 조용하면서도 운전의 재미가 있고, 안정적이면서도 경쾌하다.

가격은 eDrive20 M 스포츠 패키지 기준으로 6470만원부터 시작한다.

결국 이 차의 매력은 숫자보다 ‘감각’에 있다. 쿠페형 SUV라는 이유로 망설였던 사람이라면 직접 한 번 운전해 볼 필요가 있다. 타보기 전과 타본 후의 인상이 꽤 달라질 수 있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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