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속 지뢰 ‘기뢰(機雷)’…해군 ‘기뢰부설함’ 2척 운용[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3.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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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바다에 기뢰 설치해 적의 항만 봉쇄
원산함·남포함 2척 보유 평시 실습·훈련함
소해함은 기뢰 제거해 항만 보호 임무 수행
해군 기뢰부설함 남포함의 항해 모습.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미국·이란 전쟁이 2주째 이어지면서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목줄’(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인 호르무즈해협에서 기뢰를 설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N 방송은 10일(현지 시간) 이란이 최근 며칠 새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해 앞으로 수백 개를 추가로 부설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BS는 이란이 기뢰를 2~3개씩 운반할 수 있는 소형 선박들을 사용해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란은 전쟁 발발 뒤 “석유를 한 방울도 안 내보내겠다”며 봉쇄하고 나서 현재는 선박의 통행이 중단된 상태다. 원유의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높아지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총 4억 배럴 규모의 공동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거한 기뢰부설함이 “59∼60척”이라고 말했다. 다만 작전을 수행 중인 미 중부사령부는 제거한 기뢰부설함이 16척이라는 외신 보도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란의 기뢰 보유량은 최소 2000~최대 6000개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외신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위협하기 위해 바다 위에 설치한 기뢰가 주목받고 있다.

기뢰는 수상함이나 항공기 등으로 원하는 수심에 설치할 수 있어 항만과 해역을 봉쇄하거나 방어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체계다. 전쟁 초기 적의 항만을 봉쇄하고 증원세력 및 병참선의 항만 출입을 차단하는 기뢰전 임무에 기뢰부설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월을 거슬러 6·25전쟁이 한창인 1950년 10월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국군과 유엔군은 평양에서 150㎞ 떨어진 강원도 원산 상륙을 시도했다. 북한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주력부대가 괴멸돼 한미 연합군의 상륙을 무조건 막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궁리 끝에 북한은 소련에서 지원받은 기뢰 수천 발을 원산 앞바다에 설치했다. 연합군은 북한군의 기뢰 매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탓에 원산상륙작전에 동원된 병력은 일주일 가까이 바다 위에서 발이 묶여 진격 속도를 늦춰야 했다.

이때 교훈으로 우리 해군은 ‘기뢰전’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1998년 취역한 해군의 첫 기뢰부설함이 ‘원산함’으로 명명된 이유다. 해군이 기뢰와 관련해 보유한 전력은 무엇이 있을까. 기뢰부설함(MLS·Mine Layer Ship)이 대표적이다. 현재 3척 보유 중이다.

유사시 바다에 기뢰를 부설해 적 항만을 봉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을 ‘기뢰부설함’이라고 부른다. 1998년 2월 2600t급 ‘원산함’이, 2017년 6월 3300t급 ‘남포함’이 취역했다.

해군의 첫 번째 기뢰부설함인 원산함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원산함’(MLS-560)은 해군의 첫 번째 기뢰부설함으로 국내에서 자체 건조했다. 기뢰전 지휘함이나 평시 훈련함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원을 보면 길이 104m, 경하 배수량 2500t급 규모로 울산급 호위함(FF)보다 크다. 4대의 디젤엔진은 최대 속력은 22노트(시속 40㎞)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76㎜ 함포 1문과 노봉 40㎜쌍열 기관포 2문, Mk32 3연장 어뢰발사기 2문을 탑재해 포항급 초계함(PCC) 수준의 화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사시 적 해안포 사거리 내에서 기뢰를 제거하거나 기뢰전 지휘함으로 소해함을 엄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함미에 설치된 기뢰부설장치를 이용해 수백발의 기뢰를 빠르게 바다에 설치할 수 있다. 기뢰탐색용 소나와 각종 기뢰제거 장비도 탑재했다. 대형 헬기가 이·착함할 수 있는 헬기갑판을 갖췄다. 미 해군 기뢰제거용 대형 헬기(MH-53)가 뜨고 내릴 수 있다.

해군의 두 번째 기뢰부설함은 ‘남포함’(MLS-570)이다. 길이 114m, 경하 배수량 3000t급 규모로 원산함도 훨씬 크다. 승조원은 120여 명으로 최대 속력은 23노트(시속 42㎞)다. 전시에는 주요 항만 및 핵심 해역 방호를 위한 보호기뢰 부설과 기뢰전 세력의 기함 임무를 수행한다. 평시에는 실습·훈련함으로도 운용한다.

헬기가 이·착함할 수 있는 갑판을 갖춰 수상과 공중의 입체적인 작전을 할 수 있다. 스텔스 건조공법을 적용해 적의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장비에 의한 피탐 확률을 감소시켰다. 자동 기뢰부설체계, 전투체계, 선체 고정 소나(음탐기), 레이더, 어뢰, 76㎜ 함포 등 주요 장비를 국산화했다.

기뢰전 수행, 제5기뢰/상륙전단 제52기뢰전대

반대로 적의 기뢰전을 무력화하는 함정도 있다. 기뢰 발견 및 제거를 주임무로 맡고 있다. 해군에는 강경급 기뢰탐색함(MHC) 6척과 후속함인 양양급 소해함(MSH) 6척이 있다. 기뢰탐색함은 강경함(MHC-561), 강진함(MHC-562), 고령함(MHC-563), 김포함(MHC-565), 고창함(MHC-566), 김화함(MHC-567) 등이, 소해함은 양양함(MSH-571), 옹진함(MSH-572), 해남함(MSH-573), 남해함(MSH-575), 홍성함(MSH-576), 고성함(MSH-577) 등이 있다.

MSH는 길이 50m, 경하 배수량 450t급인 MHC보다 무게는 400t이 늘고, 선체 길이는 10m 길어졌다. 20㎜ 시벌컨 및 가변수심 음파탐지기, 무인기뢰처리기, 자기·음향기뢰 복합소해장비 등의 기뢰처리 장비를 탑재해 소해 능력이 강화됐다. 해저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기뢰나 폭뢰를 찾아내는 임무도 맡는다.

소해함은 또 다른 임무로 해저를 탐색하고 해양자료를 수집한다. 이를 위해 기뢰 탐색용 음파탐지기(소나)와 바닷속 음파를 측정할 수 있는 가변심도 음탐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들 함정은 진해 해군기지에 위치한 제5기뢰/상륙전단(5전단) 예하 제52기뢰전대(대령급) 소속이다. 제52기뢰전대는 기뢰부설함인 남포급 기뢰부설함(MLS-II) 1척과 원산급 기뢰부설함(MLS-I) 1척, 소해함인 강경급 기뢰탐색함(MHC) 6척과 양양급 소해함(MSH) 6척 등 총 14척의 기뢰부설함과 소해함을 운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뢰부설함은 소해함과 함께 ‘최단 소해 항로(Q-Route)’ 관리와 ‘해상교통로’를 확보하는 중심축”이라며 “최단 소해 항로는 유사시 이른 시간 내에 항구를 개항하기 위한 항로고 해상교통로는 주요 교역품의 해상 이동 통로로 이를 확보하고 보호하하는 핵심 임무를 기뢰부설함과 소해함이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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