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양 많은 게 최고?” 가성비 커피, 무작정 마셨다간[일터 일침]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3.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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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저가·대용량 커피 인기 속 카페인 과다섭취 위험
식약처, 성인에 하루 카페인 섭취 한도 400㎎ 권장
카페인, 칼슘·철분 흡수 방해…골다골증 위험 높여
뉴스1

국내 커피 시장을 장악한 저가 대용량 커피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한 브랜드는 최근 일본 도쿄 핵심 상권에 1호점을 낸 이후 하루 최대 1400잔을 판매하며 현지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일본 현지 브랜드 매장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사진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해당 브랜드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L) 사이즈는 940㎖ 용량에 400엔(한화 약 3600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벤티 사이즈(580㎖)가 565엔(약 5085원) 상당인 점을 감안하면 용량이 1.6배 커졌는 데도 가격이 30%가량 저렴하다. 한국에서 검증된 ‘대용량·저가’ 전략이 일본에서도 적중한 셈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커피·도넛을 판매하는 미국의 한 브랜드가 시범 판매 중인 48온스(약 1.4ℓ) 용량의 ‘양동이 커피’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양동이 커피는 기존 L사이즈(32온스)의 1.5배 크기에 가격은 8달러(1만1460원) 정도로 저렴하다. 별도의 온라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판매 매장을 찾기 위해 장거리 운전을 계획하는 이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대용량·저가’ 전략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해 어디서나 통하는 공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의 이면에는 간과하기 쉬운 건강 문제가 숨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한 성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 한도를 400㎎으로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커피 한 잔에는 평균 100㎎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자사 홈페이지 등에 공시한 내용들을 보면 1회 제공량당 평균 카페인 함량이 400㎎을 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 잔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꽉 채우거나 넘기는 셈이다. 두 잔 이상 마시면 불면·신경과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섭취 습관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골다공증 발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가 낮아지면서 강도가 크게 약해져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뼈 형성을 억제하거나 칼슘과 철분 흡수를 방해해 골다골증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골다공증은 진행 중에도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골다공증이 심해질수록 등이나 허리에 둔한 통증과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이 생기기 쉽다. 뼈 지지가 약해진 탓에 허리 디스크 등 각종 근골격계 질환으로 번질 위험도 크다.

평소 커피를 자주 섭취하거나 허리 등 근골격계에 둔감한 느낌이 든다면 골밀도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골다공증은 주로 뼈 소실을 막는 골흡수 억제제나 뼈 생성을 더욱 촉진하는 골형성 촉진제 등으로 치료한다. 한의학에서는 개별 환자에 맞는 한약 처방을 통해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도록 돕는다. 자생한방병원과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생약 복합물인 ‘연골보강환(JSOG-6)’은 골다공증을 억제하고 뼈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 쥐의 혈청 속 골다공증 유발인자들을 18.8~117.6% 증가시킨 뒤 연골보강환을 투여했다. 그 결과 뼈의 생성과 재생에 관여하는 조골세포(MC3T3-E1)가 연골보강환 농도 증가에 따라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가성비’ 커피 한 잔의 즐거움을 뺏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매일 습관처럼 들이키는 대용량 커피가 뼈 건강에 서서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맛있는 커피를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면 적정 섭취량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하자. 적당한 햇빛을 쬐며 30분 정도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의 뼈가 튼튼해야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오래 누릴 수 있다.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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