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진열 8분 만에 완판… 성수동 줄서기 만든 ‘버터떡’

황채영 기자 2026. 3. 15.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니 벌써 다 팔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같은 날 낮 12시쯤 카페에서 만난 한모(36)씨는 오전 9시 55분부터 2시간을 기다린 끝에 버터떡을 손에 넣었다.

성수동 일대 카페 앞에는 버터떡을 사기 위한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카페 관계자 홍모(34)씨는 "한 번에 100~200개 정도를 만드는데 1인당 10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해도 금세 다 팔린다"며 "버터떡을 팔기 시작한 뒤 매출이 체감상 100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개당 2000원 ‘가성비’ 인기
판매 나서려는 자영업자도
짧아진 유행 주기 고민거리
아니 벌써 다 팔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지난 12일 오전 10시 8분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베이커리 카페 앞. 문을 연지 10분도 되지 않았는데 진열대는 이미 텅 비어 있었다. ‘버터떡’을 사러 왔다는 20대 여성은 카페 사장을 향해 볼멘소리를 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오전 10시에 맞춰 카페를 찾았지만, 진열된 버터떡 약 150개가 8분 만에 모두 팔려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버터떡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같은 날 낮 12시쯤 카페에서 만난 한모(36)씨는 오전 9시 55분부터 2시간을 기다린 끝에 버터떡을 손에 넣었다. 한씨는 “인스타그램에 계속 뜨길래 궁금해서 와봤다”며 “여기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버터떡을 사기 위한 대기 줄이 이어졌다. 이날 버터떡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황채영 기자

◇中 상하이 버터떡, SNS 타고 입소문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와 ‘봄동비빔밥’ 등이 유행한 데 이어 버터떡도 새로운 인기 디저트로 떠오르고 있다. 유행을 놓칠까봐 불안해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미 버터떡 판매에 나섰다. 다만 신규 상품의 유행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져 메뉴 추가가 망설여진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버터떡은 최근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버터떡은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섞은 반죽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운 디저트다. 버터의 고소한 풍미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성수동 일대 카페 앞에는 버터떡을 사기 위한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성수동의 한 카페 앞에는 2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매 정각마다 한 번씩 나오는 버터떡을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이 카페 관계자 홍모(34)씨는 “한 번에 100~200개 정도를 만드는데 1인당 10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해도 금세 다 팔린다”며 “버터떡을 팔기 시작한 뒤 매출이 체감상 100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 버터떡이 금방 구워 나왔다. /황채영 기자

버터떡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버터떡은 개당 가격이 2000원 안팎이다. 최근 유행했던 두쫀쿠가 개당 7000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피스타치오나 카다이프(중동식 얇은 면) 등 원재료 가격이 높은 두쫀쿠와 달리 버터떡은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

버터떡을 구매한 이다현(20)씨는 “20개를 사서 친구와 나누기로 했다”며 “두쫀쿠는 솔직히 부담이 되는데, 버터떡은 저렴해서 좋다”고 했다. 한모(21)씨도 “여자친구와 친누나에게 사주려고 왔다”며 “지금 가격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했다.

◇쉽게 만들지만 유행 짧다… 자영업자 ‘눈치 보기’

제조 과정이 비교적 간단해 판매에 나서려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놀랐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 매출을 올리기 좋은 메뉴” 같은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인스타그램에는 '버터떡'을 주제로 한 게시물이 5000개 이상 검색됐다. 각종 레시피를 비롯해 관련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다만 버터떡의 주재료들도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버터떡 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찹쌀가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6%가량 늘었다. 타피오카 전분 판매량도 같은 기간 약 37.5% 증가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유행이 너무 빨리 바뀌는 점을 우려한다. 성수동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두쫀쿠 유행 때 재료를 미리 사뒀다가 악성 재고로 남은 경험이 있다”며 “버터떡도 언제 유행이 끝날지 몰라 고민된다”고 말했다.

성수동의 또 다른 카페 사장 B씨도 “요즘은 SNS를 통해 의도적으로 유행을 만드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며 “당장은 버터떡을 메뉴에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