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비용 못해도 천만원, 그걸로 재테크해요”…요즘 MZ 사이에선 ‘노웨딩’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6. 3.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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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신혼부부 박 모씨는 지난해 결혼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했다.

박씨는 13일 매일경제에 "남들에게 '잘살겠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보다는, 실속 있게 잘살자는 뜻에서 그 비용을 신혼집에 투자했다"며 "저희가 매수한 아파트 실거래가가 1억원 가까이 오르면서 '결혼식은 해야 한다'며 말리던 시어머니도 지금은 만족해 하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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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비용 아껴 사업 또는 투자
신혼부부 91% “간소화 좋아”
젊은 세대, 전통보다 행복 우선
일각선 “공공예식장 등 지원을”
김정윤 씨(33)가 지난해 9월 결혼 소식을 알리며 지인들에게 보낸 알림장. [독자]
30대 신혼부부 박 모씨는 지난해 결혼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했다. 웨딩홀 예약은 물론 웨딩사진·결혼반지·신혼여행까지 모두 생략하고, 결혼 소식은 지인들에게만 청첩장이 아닌 ‘알림장’으로 전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결혼식 비용을 아껴 재테크에 투자하는 실리를 선택했다.

박씨는 13일 매일경제에 “남들에게 ‘잘살겠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보다는, 실속 있게 잘살자는 뜻에서 그 비용을 신혼집에 투자했다”며 “저희가 매수한 아파트 실거래가가 1억원 가까이 오르면서 ‘결혼식은 해야 한다’며 말리던 시어머니도 지금은 만족해 하신다”고 밝혔다.

김정윤 씨(33)도 2022년 혼인신고를 마쳤지만 결혼식은 스몰웨딩으로 대체했다. 디지털 에이전시 사업을 하는 김씨는 “결혼식 비용에 몇 천만 원씩 들어가는데,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낀 비용 약 3000만원은 부부가 운영하는 사업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려한 결혼식 대신 ‘노웨딩’이나 ‘스몰웨딩’을 선택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6년 결혼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3억811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혼집(3억2201만원)과 혼수(1445만원)를 제외하면 약 4400만원이 결혼식 등 비용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김정윤 씨(33)가 지난해 9월 결혼 소식을 알리며 지인들에게 보낸 알림장. [독자]
실속형 스몰웨딩에 대한 신혼부부들 인식도 긍정적이다. 듀오에 따르면 신혼부부 1000명 중 91.9%는 “작은 결혼식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며 “예상 비용은 평균 895만원”이라고 답했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가까운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개성 있는 결혼식을 선호하는 것이다.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최 모씨(28)도 소규모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올여름쯤 직계 가족만 초대해 작은 피로연을 열 계획”이라며 “장소 대여비로 200만~30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를 제외한 결혼 준비 비용에 400만원 정도를 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결혼이 ‘전통적 행사’에서 ‘개인의 선택’으로 변하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결혼이 일가친척과 친구들을 모두 모아놓고 알리는 행사였다면 이제는 ‘개인의 행복을 위한 절차’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각종 웨딩산업의 과도한 비용 구조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논현구에 위한 스튜디오에 웨딩 촬영을 맡긴 A씨(30)는 “‘마음껏 사진을 골라보라’고 하더니 결제할 때가 되니 앨범에 이런저런 추가금이 붙어 300만원을 더 내야 한다고 해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웨딩 드레스에만 수백만 원을 지불하는 화려한 결혼식은 결국 소셜미디어에 자랑 삼아 보여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젊은 세대가 간소한 결혼식을 지향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산 정책에 비해 결혼 예식 지원 정책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방자치단체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예식장을 마련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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