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아빠 육아휴직 ‘안 쓰면 불이익’ 북유럽 사용률 90% vs ‘쓰면 혜택’ 한국 사용률 16%

세종=안소영 기자 2026. 3.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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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북유럽에는 남성이 일정 수준 육아 휴직을 쓰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제도가 있다. 우리도 검토해 달라”고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말했다. 북유럽은 아빠가 육아 휴직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방식을 도입해 사용률을 3%에서 90%로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모 모두 육아 휴직을 쓰면 혜택을 주는 방식인데, 신생아 아빠가 1년 안에 육아 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1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빠의 육아 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노르웨이, 아빠가 안 쓴 육아휴직은 엄마가 못 쓰고 보상도 못 받아

11일 서울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등원하고 있다. /뉴스1

15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들은 ‘아빠 할당제(Daddy quota)’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 한 명당 주어지는 부부의 육아휴직 기간 총량 중에 일부 기간을 아빠 몫으로 할당한다. 아빠가 자신의 몫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큼 육아휴직 총량이 줄어들게 된다. 엄마가 대신 쓸 수도 없고 금전 보상을 받을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 불이익이 되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1993년 세계 최초로 아빠 할당제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 4주였던 아빠 할당 기간은 현재 전체 육아휴직 49주 가운데 15주로 늘었다. 이 기간 임금도 100% 보전된다. 제도 도입 전 1990년대 초반 3%에 불과했던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은 현재 90%를 넘어섰다.

스웨덴과 아이슬란드도 비슷하다. 스웨덴은 육아휴직 480일 가운데 90일을 아빠 몫으로 정해 엄마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했다. 아이슬란드는 총 12개월 가운데 6개월을 아빠에게 배정했다. 부모가 받은 기간 중 각각 6주 이내로만 서로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제약을 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2024년)에 따르면 스웨덴(46.1%)과 아이슬란드(49.7%)에서는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 중 남성이 절반에 가깝다. 엄마와 아빠가 비슷한 비율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 한국, 기업 규모 작을수록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 떨어져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신생아실. / 뉴스1

우리나라는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면 전체 육아휴직 총량을 늘려준다. 육아휴직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사용하면, 한 사람당 육아휴직 기간이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씩으로 늘어나는 제도가 작년부터 시행됐다. 맞벌이 부부는 최대 3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또 아이가 18개월이 되기 전에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쓰면 초기 6개월간 급여 상한액을 높여 더 받을 수 있다. 흔히 ‘6+6’ 제도라고 불린다.

하지만 2023년 아이가 태어나 육아휴직 대상자가 된 아빠 중 12개월 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16.1%(국가데이터처 통계)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아빠 육아휴직이 부진하다. 2024년 아빠 육아휴직자(6만117명) 중 67.9%(4만810명)는 300인 이상 대기업 직원이었다. 중견기업(50~299명) 재직자는 15.6%, 중소기업(1~49인) 재직자는 19.9%였다. 신생아 아빠가 그 해 육아 휴직을 사용한 비율도 대기업이 12.5%로 가장 높았다. 중견기업은 9.2%, 중소기업은 7.2%로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감소했다.

중소기업 임원 임모(60)씨는 “6+6 제도 이후 육아휴직을 쓰겠다는 남자 직원이 늘긴 했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건우(38)씨는 “남자 선배들 중 육아휴직을 쓴 사람들은 대부분 이직하거나 창업했다”며 “아내의 커리어를 위해 내가 휴직하고 싶어도 회사 눈치가 보여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6+6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효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남성 육아휴직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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