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서 '중장년층 이탈' 현실화…결제추정액 10% 감소

안용수 2026. 3.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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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120만명 탈팡…구매력 강한 40∼60 연령대서 등 돌려
네이버스토어에 월평균 77만명씩 유입…SSG닷컴 신선매출 늘어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채린 기자 =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난 수년간 이어진 쿠팡의 독주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9조원이라는 역대 최대의 외형 성장과 이익을 거뒀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경영진의 대응에 실망한 핵심 소비층의 이탈로 로켓 성장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쿠팡 작년 매출 49조원대·순이익 3천억원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쿠팡이 작년에 49조원대의 매출과 3천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매출과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쿠팡 센터 모습. 2026.2.27 mjkang@yna.co.kr

특히 구매력을 갖춘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이른바 '탈팡'(쿠팡 회원 탈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로켓 성장'의 사실상 핵심 엔진이었다는 점에서 쿠팡에 뼈아픈 지점이다.

이는 네이버(NAVER)와 신세계그룹 등 경쟁사에 기회로 작용하며 쿠팡이 철옹성처럼 강자로 군림했던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예측하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심축 흔들린 '로켓'…중장년층, 석 달간 결제액 10% '증발'

쿠팡의 위기는 데이터로 증명됐다.

쿠팡Inc가 지난 2월 26일 공시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15억원(8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나 급감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마케팅비 투입과 조사 비용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상 신호는 이용자 지표에서도 감지됐다.

연합뉴스가 15일 입수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쿠팡의 전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작년 12월 3천48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달 3천364만명으로 두 달 만에 약 120만명이 이탈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연령대별 결제 데이터다.

전 연령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용자 수가 감소했으나, 40∼60대에서 감소세가 눈에 띈다.

가계 소비의 주도권을 쥐고 식료품과 가전 등 고정적이면서도 고단가의 구매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쿠팡의 전체 월간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작년 11월 4조4천735억원에서 지난 달 4조220억원으로 약 10.1%(4천515억원) 줄어들었다.

쿠팡 결제 추정액 변화 추이 [아이지에이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중 50대는 같은 기간 9천704억원에서 8천502억원으로 약 12.4%(1천202억원) 줄어 감소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는 약 9.5%(1천167억원) 줄어 뒤를 이었으며, 60대 이상은 6.0%(339억원) 감소했다.

석 달 새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만 결제액이 9.8%(2천710억원) 증발한 것으로 전체 감소액의 약 63%를 차지하며 매출 감소의 결정타가 됐다.

한 번 정착하면 채널을 잘 바꾸지 않는 연령대가 이렇게 등을 돌렸다는 것은 쿠팡에 '적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30대 결제액도 9.0%(947억원), 20대 이하는 16.8%(609억원)가 각각 줄어들었다.

아이지에이웍스 측은 데이터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확인된 추정치로 실제 매출·결제 금액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처럼 쿠팡의 결제추쟁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쿠팡에 실망한 중장년층, 탈팡해 네이버·신세계로 이동

쿠팡이 주춤하는 사이 네이버의 새로운 쇼핑 플랫폼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중장년층이 대거 유입된 징후가 나타났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누적 신규 설치 건수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달까지 233만1천300건으로 월평균 77만7천100건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 40대 61만7천29건 ▲ 30대 59만4천30건 ▲ 20대 58만8천242건 ▲ 50대 28만8천260건 ▲ 10대 이하 18만2천515건 ▲ 60대 이상 6만1천224건 등이었다.

중장년층(40∼60대)이 전체 신규 설치의 약 41.5%를 차지한다. 이는 쿠팡에서 이탈한 중장년층을 대거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SSG닷컴(쓱닷컴) 등 신세계그룹의 성장세도 매섭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불신이 커진 틈새를 파고들어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쓱세븐클럽 이미지 [SSG닷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SSG닷컴의 신선식품 매출은 전달보다 19% 늘었다. SSG닷컴의 유료 멤버십인 '쓱세븐클럽' 개편 이후 1월 활동 회원 수가 작년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1번가는 지난 1월 익일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의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이커머스 재편 기점 되나…"유통기업, 싸움의 기회"

유통업계에선 막강한 배송망을 무기로 한 쿠팡의 장악력은 여전히 공고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최근 연령대별 사용자와 결제액 감소로 나타난 균열도 구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달 콘퍼런스콜에서 "로켓배송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미래를 위한 구축에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그러나 핵심 소비층의 신뢰를 되찾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올해는 정치권 중심으로 대형마트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본격적인 반격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쿠팡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성장률도 낮아졌다"며 "정보 유출 사태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까지 고려하면 지금이 유통업체 간의 마지막 싸움의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aayyss@yna.co.kr, lyn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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