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격이 드러낸 '전략적 동반자'중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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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2025.10.30. /사진=민경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5/moneytoday/20260315060152608tftw.jpg)
미국의 이란 타격은 중동의 지정학적 역학관계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외 전략에도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중국은 이란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를 맺고 있지만, 최근의 대응은 철저한 실용주의와 자국 중심적 안보관에 기초하고 있다는 평가다.

라이언 하스 존 L. 손튼 중국 센터(John L. Thornton China Center) 소장은 지난 1월27일 '이란 정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중국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이란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나 이는 국가 존립에 직결되는 핵심적(Existential) 수준은 아니다"라며 양국 관계가 비대칭적이라고 지적했다. 두 나라 간 무역 구조가 현저히 불균형한 상황에서 중국과 이란의 관계가 상호 대등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2025년 기준 이란은 원유 수출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수년간 미국이 강력한 대이란 제재를 펼쳐오는 동안에도 중국이 허위로 등록한 '유령 배(유조선)'을 이용해 이란의 석유를 싼 가격에 대량 구입해줌으로써 이란 경제의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2021년에 체결된 양국의 25년 전략 협정을 바탕으로 이란과 중국은 더욱 깊은 협력을 약속했고, 중국은 25년에 걸쳐 이란의 인프라와 통신에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브루킹스에 따르면 이 약속은 기대했던 속도로 이행되지 않았으며, 이란 지도부의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이란산 원유는 전체 해상 수입량의 13.4%에 불과하다. 이란산 석유의 주 수요처인 산둥성 일대 민간 정유소들은 중국의 국가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이 밖에도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미국의 제재를 받는 와중에 중국에 할인된 가격으로 더 많은 석유를 판매하는 나라도 대안으로 존재한다.

실제로 중국은 동맹이라는 용어를 공식 석상에서 쓰지 않고, '무제한적 우정(friendship without limits)'이나 '전천후 전략 협력(all-weather strategic cooperation)' 이라는 표현으로 군사적 개입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가부예프 소장은 "중국은 이번 이란 사태 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인 러시아, 미국으로 끌려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파키스탄에 대해서도 적극적 개입을 보이지 않았다"며 "중국이 원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쟁취하기 위한 전략에 군사적 개입은 포함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제임스 킹 중국 및 아시아태평양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이란과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중국의 경제 외교 전략이 드러났다'는 제목의 분석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이란에 대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공습에 대해 외교적 규탄 발언 외에 이란을 향한 지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실용주의 외교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중국은 분쟁 개입보다, '확전 반대, 대화 촉구, 안정 강조'라는 외교적 메시지를 통해 스스로를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초강대국으로 만드는 외교적 서사를 쌓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이란과의 유대 관계가 트럼프와의 관계 개선보다 '훨씬 낮은 순위'라는 것을 명시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엔티티 리스트(수출 제한 명단)'에 명시된 수백 개의 중국 기업 및 반도체 수출 규제를 비롯, 나아가 군사, 인권, 마약, 사이버 보안, 감시 및 다양한 금지 조치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이 파트너 국가들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는 모습은 단기적으론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기치를 내건 중국의 위상을 갉아먹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채텀하우스는 “중국은 장기적으로 평화롭고 안정적인 초강대국의 이미지를 구축해 미국과 대조되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의 군사 작전을 놓고'쇠퇴하는 민주주의의 증상'으로 보도하며, (서구식)선거라는 제도가 불안정하고 위험한 파트너(트럼프 행정부)를 선출했다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결국 중국은 이란을 '돕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넓은 관계망과 장기 목표를 지키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미-이란 전쟁은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시험하기보다, 중국이 어떻게 비용을 통제하며 기회를 수확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루킹스는 설령 이란 정권이 바뀌더라도 후계 정부 역시 첨단 기술 공급과 원유 수출을 어차피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만큼, 중국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1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CPPCC)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의 한 축인 정협이 이날 폐막했고 나머지 하나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NPC)는 12일 폐막한다. 2026.03.11. /사진=민경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5/moneytoday/20260315060157831oval.jpg)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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