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 HVDC 주민총회’… 구체적인 투쟁방향은 ‘글쎄?’

동서울변전소 내 ‘초고압 직류변환소’(HVDC·이하 동서울 HVDC) 건축허가 여부가 6·3 지방선거 이후인 8월 말(3월9일자 9면 보도)까지 미뤄진 가운데 정부도 동서울변전소 부지 내에 HVDC를 증설하는 원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서울 HVDC 증설을 반대해 온 동서울전력소 증설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동서울변환소 증설반대 주민TF’는 14일 오후 감일동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서울변환소 증설 관련 주민총회’를 개최하고 추후 투쟁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총회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시작돼 성토의 장으로 끝났다. 앞서 김 장관과 비대위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지금까지 4차례 면담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TF는 “4차례 면담을 진행하면서 최소한 대안 검토가 성실히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동서울변전소 부지와 대안부지로 제안된 광암동 넓은 바위마을이 1㎞도 채 떨어지지 않았고 2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를 들며 대안을 배제하는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김 장관이 보여준 것은 숙고가 아닌 이미 방향이 정해진 결론(동서울 HVDC 증설)의 통보였고 사기를 당한 것”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2시간에 걸친 토론에도 불구하고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선 ‘감일신도시 주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쳐 정부와 싸워야 한다’는 원론적인 결론만 내렸을 뿐, 구체적인 투쟁 방향은 마련하지 못한 채 총회가 마무리됐다.
주민TF측은 이재명 대통령 면담 요청을 포함한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지만 동서울 HVDC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데다 2년 전에 비해 감일신도시 주민들의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동서울 HVDC 반대 확약서’를 받자는 의견이 제시되는 등 지방선거의 이슈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총회에 참여했던 한 감일동 주민은 “2년 전에는 한목소리로 동서울 HVDC 증설 반대를 외쳤다면 최근엔 관심이 크게 낮아진 상태”이라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만큼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6일 동서울 HVDC 건축허가 신청과 관련된 하남시의 2차 보완 요구사항에 대해 오는 8월까지 제출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하남/문성호 기자 moon2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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