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무님도 구두 안 신던데”…러닝화·스니커즈 신고 출근하는 직장인들
서울 구두수선대 882→745곳
유통·제화업계 캐주얼화 강화
직장인 93% “복장 자율화 찬성”

김 과장은 “예전에는 발가락이 조이고 뒤꿈치가 까져도 억지로 구두를 신었지만, 이제는 임원들조차 운동화를 신고 회의에 들어온다”며 “왕복 2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에 발이 편한 것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정장은 물론 비즈니스 캐주얼에도 운동화를 매치하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애지중지하던 수제화는 이제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특별한 날에만 꺼내 신는 격식용 아이템으로 전락했다. 김 과장은 “한 달에 구두를 신는 날이 채 하루가 안 된다”며 “얼마 전 구두 굽이 닳아 수선하려 했지만, 회사 근처 구두수선대들이 하나둘 사라져 결국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가죽 구두가 직장인의 일상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 직장 내 복장 자율화가 보편화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정통 구두 대신 운동화나 컴포트화를 찾는 직장인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운동화 매출은 3조 550억 원에서 3조 1105억 원으로 1.8%(555억 원) 증가하며 전체 신발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가죽구두에서 빠진 수요가 운동화로 대거 이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지표는 실제 유통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현대백화점의 연도별 신발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을 보면, 2021년 21.6%에 달했던 구두 매출 신장률은 2024년 1.7%, 2025년 2.5%로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러닝화 등 ‘러닝’ 카테고리는 2024년 22.4%, 2025년 35.8%의 폭발적인 신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제화업계 1위 업체인 금강제화의 내부 매출 비중도 역전됐다. 2021년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던 정통 구두(드레스화) 비중은 2025년 45%까지 내려앉았지만, 랜드로바 등 캐주얼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서 55%로 급증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전통적인 드레스화보다 편안한 스니커즈류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력은 복장 자율화다.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93%가 복장 자율화에 찬성했으며, 61.8%는 복장 자율 여부가 이직이나 회사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격식보다 자율을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하지만 제화 시장 부진으로 인한 전체 신발 시장의 위축은 숙제다. 트렌드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신발 시장 규모는 2024년 7조 4390억 원에서 2026년 6조 9531억 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트렌드리서치는 “제화 영역의 매출 감소가 산업 전체의 정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구두 구매 주기가 과거 6개월에서 현재 1~2년으로 길어지며 사실상 경조사용으로 전락했다”며 “정장 구두의 품격과 운동화의 편안함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제화 업계와 유통업계의 생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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