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해자 전자발찌는 ‘별건 사건’… 경찰 조치 부재로 이번 사건에서 무용지물

목은수 2026. 3. 14. 19:0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양주 40대 남성, 스토킹 살해
10년 부착 선고, 착용 상태 불구
직접 보호대상 아니라 ‘알림 無’
수차례 신고에도 적극조치 늦어


14일 남양주시에서 4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스토킹 살해한 사건이 발생(3월14일 인터넷 보도)한 가운데, 남성에게 부착된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는 숨진 여성의 피해를 막기엔 직접적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남성이 착용한 전자발찌는 이번 피해 여성과 별건 사건의 실형선고로 부착된 것으로, 현행 시스템에 있는 ‘가해자 반경 2㎞ 이내 접근’ 알림 경보가 피해자나 경찰에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건 피의자 A씨는 과거 강간상해 사건에서 징역 3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받고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법무부는 지난 2024년 1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계기로 ‘스토커 접근정보 피해자 알림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에 따라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토록 하고, 가해자가 피해자 반경 2㎞ 이내로 접근하면 법무부 관제센터에서 파악 후 피해자에게 실시간으로 ‘경보’를 발송하는 시스템이다. 이 조치에 따라 경찰에도 곧바로 신고가 접수된다.

그러나 이날 사건 피해 여성인 B씨를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전자발찌가 아니어서 법무당국에 알림이 가지 않았고, 이에 따라 경찰의 보호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B씨는 과거 A씨의 반복된 스토킹으로 스마트워치는 착용하고 있었는데, 이 스마트워치로는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자동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내려진 사건 피해자와 이번 스토킹 피해자가 서로 다르다”면서 “이번 피해자 사건에서는 가해자에게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라서 관제센터에서는 가해자의 접근 여부와 피해자 위치를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있고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경보알림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차례에 걸쳐 A씨를 스토킹 등으로 신고했다.

지난해 5월 11일 B씨가 가정폭력을 신고해 A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A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2·3호)를 받았고, 경찰은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그러나 B씨는 지난 1월 22일 다시 경찰서를 방문해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경찰은 B씨에게 반납된 스마트워치를 재차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 등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B씨는 다시 한번 지난 2월 2일·21일 두 차례에 걸쳐 A씨를 스토킹 등 혐의로 신고했다. A씨는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1·2·3호)를 결정받아 지난 2월 5일부터 오는 5월 4일까지 B씨의 주거지·직장 등에 100m 이내 접근이 금지되고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해 연락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다만 경찰은 이 과정에서 잠정조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신청하지 않았다.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나, 유치장 구금 등을 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잠정조치 1~3호 신청 때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같이 하지 않은 건, (부착명령이) 인신 구속에 해당해 엄격한 판단 기준을 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별건으로 부착한 상황이기도 했고 구속 등 더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려고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목은수·마주영 기자 wood@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