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상대국 삽시 붕괴” 600㎜ 방사포 쏜 듯…한·미 연합연습에 무력시위

권혁철 기자 2026. 3.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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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10여발 발사
북한은 지난 2022년 마지막 날과 2023년의 첫날에 각각 초대형방사포 3발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10여 발이나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지난 9일 시작해 19일까지 하는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 맞선 무력 시위 성격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27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이래 47일 만이며, 올해 들어 3번째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후 1시20분께 북한 (평양 근처)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미상 탄도미사일 10여발을 포착했다. 포착된 미사일은 약 350㎞를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동향에 대해 추적했고, 미국·일본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최고 약 80㎞ 높이로 북동쪽으로 약 340㎞ 비행한 뒤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 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빍혔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1월27일에도 발사한 600㎜ 초대형 방사포를 이날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포는 로켓을 연이어 쏘는 방식으로 한국과 미국은 이런 무기를 다연장로켓(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이라고 부른다. 북한 초대형 방사포의 비행거리는 400㎞ 안팎이라 한국 전역이 사정거리에 들어온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초대형 방사포에 전술핵 탑재도 가능하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한 사진을 공개했고, 김 위원장은 방사포를 사열한 자리에서 “이 무기가 사용된다면 교전 상대국의 군사 하부구조들과 지휘체계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23년 1월 초대형 방사포(600㎜)를 공개하며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초대형 방사포는 외형과 발사 궤적, 제원 등을 미뤄 탄도미사일에 가깝지만, 북한은 무기 체계 측면에서 초대형방사포를 ‘포’로 구분한다. 한국과 미국은 400㎞ 사거리와 표적 유도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초대형 방사포를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분류한다. 미사일은 스스로 표적을 찾아가는 유도기능이 있는 무기(유도탄)이고, 화포의 일종인 방사포는 표적 유도 기능이 없어 발사 전에 목표를 정확하게 조준해야 했다. 최근 기술이 발달해 예전에 불가능했던 방사포의 유도 기능이 가능해져 미사일과 경계가 희미해졌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한·미가 지난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진행 중인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해석된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지난 10일 담화를 내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전쟁 시연”이라 비난하며 “적들은 우리의 인내와 의지, 능력을 절대로 시험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사일 발사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백악관을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나와의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며 김 총리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하루도 지나지 않은 점에 주목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무력시위로 답한 셈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트럼프 2기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경우가 거의 없는데다 지난 10일 김여정 부장의 담화에도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적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염두에 둔 게 아니란 해석도 가능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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