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널뛰기에 '멀미' 나는 개미들…"지금 담아라" 충고

이란과 미국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코스피지수는 하루에 10% 넘게 하락했다가 다시 10% 가까이 오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14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재테크 전략을 짚어봤다. PB들은 지정학적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꾸준히 분산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전쟁에 따른 가격 조정을 주식 등 위험자산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왔다.
○“변동성 큰 장세 지속”
PB들은 중동발 전쟁으로 확대된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공통적으로 내다봤다. 김현섭 국민은행 KB골드앤와이즈더퍼스트 도곡센터 본부장은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만큼 주식 가격이 언제든 20%가량 추가 조정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은 국내 주식, 미국 주식, 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매수 시점도 분산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중동 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더라도 올해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오경석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이 크고,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신임 의장의 통화정책 방향도 현재로선 매우 불확실하다”며 “중동 분쟁이 빠르게 평화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올해는 미국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식에 투자하되 한국과 중국 등 다양한 지역으로 투자 대상을 분산해야 한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브라질 등 자원부국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큰 만큼 브라질 주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저가매수 기회” 시각도
중동에서의 전쟁을 국내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보는 PB도 있었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여전히 탄탄하고, 주식도 아직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국내 증시 상승 흐름에 충분히 올라타지 못한 고객들에게는 이란·미국 전쟁을 국내 자산을 추가로 담을 기회로 안내하고 있다”며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기업, 이익 성장이 지속되는 산업,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섹터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라면 투자자산의 60%를 미국으로 채울 것을 권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한국 비중을 60%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 전문위원은 “코스피지수가 작년부터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여전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 수준으로, 지난 10년 평균인 10.4배보다 낮다”며 “이익 성장세에 기반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은 한국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분산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도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가 강한 데다 중국 제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전체 재테크 자산의 35~50% 정도를 국내 주식으로 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만큼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방식은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액자산가, 절세 전략도 챙겨야
주가지수가 이미 크게 오른 상황에서 변동성까지 커진 만큼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오정훈 하나은행 영통금융센터지점 VIP PB팀장은 “재테크에서는 일확천금을 경계하고, 미리 설정해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 수준에서 욕심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변동성 장세를 활용해 자산을 불린 손님도 많지만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면 투자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옮겨두고 증시 급등락이 진정될 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팀장은 공격적 투자 성향이 아닌 고액자산가의 경우 FOMO에 휩쓸려 주식을 사는 것보다 절세 전략만 잘 짜도 높은 실질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현금 20억원을 정기예금으로만 굴리던 고객이 표면금리는 낮지만 만기가 짧게 남은 국공채로 투자처를 바꿔 수익을 챙기는 동시에 세금도 약 3000만원 아낀 사례가 있었다”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이면서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개인이라면 채권 등 절세 수단을 적극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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