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마찰에 유정복 시장 ‘소방수’ 자처… 중앙당사 기자회견 [인천 정가 레이더]

김성호 2026. 3. 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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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원장 사퇴 등 국힘 연이은 파국
이정현과 소통하려 했지만 연락 두절
물밑조율 선호하던 유 시장, 직접 나서
“의견 다름에도 벼랑 끝 서선 안 된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내 현안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2026 3.13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 국민의힘의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이 ‘소방수’를 자처하며 전면에 나섰다. 수도권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현직 시장이 후보 등록을 미루고 공천관리위원장이 전격 사퇴하는 등 파국 조짐이 보이자, 당내 최고참 격인 유 시장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가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 13일 오후 3시를 넘겨서였다.

유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장동혁 당대표를 향한 메시지를 각각 남겼다. 이 공관위원장에게는 ‘사퇴 의사 철회와 조속한 업무복귀’를, 오 시장에게는 ‘빠른 공천 신청’을, 장 대표에게는 ‘혁신적인 선대위 구성에 대한 고민’을 각각 촉구했다.

유 시장은 “각자 입장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오직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더 이해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시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계획된 일정이 아니었다. 발단은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 선언이었다.

이 위원장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이 공천 신청을 미루며 공관위와 중앙당과 엇박자가 나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내 현안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2026 3.13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선거를 80여일 앞두고 ‘공천사령탑 부재’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자 유 시장은 급한 마음에 이 위원장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공천을 매듭짓지 못하고 공관위원장이 중도 사퇴하는 일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사퇴를 만류할 계획이었는데 이 위원장의 전화기 전원은 꺼져 있었다. 유 시장과 이 위원장은 평소 격의 없는 소통이 가능한 관계인데, 유 시장이 이를 평소와 다른 심각한 ‘이상 신호’로 받아들일 만큼 급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유 시장 측 관계자 전언이다. 유 시장은 이 위원장과 끝내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 시장은 이 위원장, 오 시장, 장 대표를 향해 “각자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벼랑 끝에 서서 대화를 단절하는 모습은 정치의 본령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유 시장의 행보를 이례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러 측면에서 ‘익숙한 그림’이 아니었고 유 시장 본인이 선호하는 방식도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 소위 ‘언론플레이’보다는 당사자와의 직접 소통하거나 물밑 조율을 선호하는 것이 유 시장의 스타일이다. 그만큼 유 시장이 현 상황을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시장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염두에 둔 수용자는 대중(大衆)이 아니라 당의 선거 중심축 3인이었다. 그들에게 전하는 절박한 읍소이자 당부였다”며 “맥이 없는 기자회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본인도 알 것이다. 자신의 스타일까지 버려가며 나선 것은 ‘제발 싸움을 멈추고 선거 승리를 위해 합심하자’는 마지막 호소”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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