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멈췄던 꿈, 다시 달린다."…옥천군청 이수진의 아시안게임 정구 재도전

김종석 기자 2026. 3. 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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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국가대표 선발전 단식 통과  
- 팔꿈치 수술로 항저우 AG 출전 무산
- 히로시마에서 일본 전력 분석, 나고야 금빛 꿈
이수진이 피스컵 히로시마 국제 정구대회에서 서브 자세를 선보이고 있다. 대한정구협회 제공

부상 때문에 한 번 놓쳤던 꿈이 다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옥천군청 정구부 이수진(25)은 최근 전남 순천시에서 열린 2026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 단식 2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습니다.

  14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한 피스컵 국제 정구대회. 이수진은 지난해 전국체전 챔피언 옥천군청 선수단과 함께 이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옥천군청에서 유일한 국가대표인 이수진의 모자에만 'KOREA'라는 문구와 태극마크가 선명하게 붙어 있습니다. 

  올해 들어 처음 나선 국제대회인 만큼 그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습니다. 9월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경쟁을 펼칠 일본과 대만 대표선수들도 대거 출전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마에다 리오, 이와쿠라 아야카 등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 자격으로 출전했습니다.

  한국 정구는 역대 두 차례 국내 아시안게임에서 전 종목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2002년 부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각각 7개의 금메달을 휩쓴 것입니다. 일본 역시 이번 안방 아시안게임에서 5개 전 종목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수진은 황정미(NH농협은행)와 함께 일본의 '싹쓸이 목표'를 저지할 강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다만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대표팀 합숙 훈련 기간 자체 평가전을 거쳐 최종엔트리 5명 안에 들어야 합니다.

  히로시마 현지에서 일본 언론의 관심을 받은 이수진의 장단점을 분석하기 위해 일본정구협회는 경기 장면을 녹화하기도 했습니다.

이수진이 옥천군청 선수들과 피스컵 국제정구대회 1회전에 앞서 상대 선수들과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수진은 "일본 선수들의 경기 방식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라며 "실전 경험을 통해 상대를 분석하고 배울 기회로 삼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향한 그의 열정은 남다릅니다. 과거 한 차례 아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습니다. 이수진은 "꾸준히 국가대표로 뛰면서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부상 때문에 놓쳐 몸과 마음이 모두 정말 힘들었다"라고 돌아봤습니다.

  그래도 좌절의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수술과 재활을 거쳐 코트로 돌아왔고, 2024년 다시 국가대표로 선발돼 안성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이수진은 자신을 '한라산'에 비유했습니다.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한라산입니다. 쉽게 오르기 힘든 산처럼 상대가 쉽게 넘기 어려운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수진의 안정된 스트로크. 채널에이 자료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대전 내동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았습니다. 중학교 시절 정구 선수로 활동했던 어머니의 권유로 정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첫 기억을 아직도 또렷하게 떠올립니다. "처음 라켓을 잡고 공을 쳤는데 공이 네트를 넘어갔어요. 그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 순간 정구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전 둔원중과 대전여고를 거쳐 옥천군청에 입단한 그는 최근 실업 연맹전 2관왕, 국무총리기 3관왕, 전국체전 단식 우승 등 국내 주요 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냈습니다. 지난해 전국대회 4관왕에 오른 옥천군청의 핵심 전력이 바로 이수진입니다.

  안정적인 스태프와 강한 스트로크가 이수진의 장점입니다. 단식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를 보고, 복식에서는 파트너가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뒤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향한 준비도 이미 시작했습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하드코트에 대비해 새로운 무기인 언더 커팅 서브를 연습하고 있고, 슬라이스 기술도 집중적으로 다듬고 있습니다.

최대 라이벌 일본 선수들에 대한 분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공격적인 전술이 강하고 일본은 수비력이 좋습니다. 그래서 일본 선수들과 경기할 때는 끈기 있는 플레이가 중요합니다." 

  복식에서는 특히 일본 전위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강한 팀입니다. 전위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후위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합니다."

  경기 전 루틴도 확실합니다. 충분한 스텝 연습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라는 생각보다는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음으로 코트에 들어갑니다. 

  이수진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 번 놓쳤던 꿈을 다시 잡을 수 있는 무대입니다.

  "첫 아시안게임이라 긴장도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습한 기량이 경기에서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는 분명합니다. 금메달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이수진은 다시 열린 아시안게임의 문 앞에서 조용히 라켓을 고쳐 쥐었습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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