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아시나요? “힘들면 걸어도 됩니다”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2026. 3. 14. 12:02
마라톤하다 걷는다고? 3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코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에 참가하는 마스터스마라토너라면 “무슨 소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라톤에서 달리다 힘들면 걷다 다시 달리는 ‘워크 브레이크(Walk Break)’란 주법이 있다. 이 주법의 창시자 제프 갤러웨이가 2월 26일 8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러너들에게 리마인드 시켜주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사실 엘리트 선수와 마스터스 마라토너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미만 기록)’에 도전하는 등 잘 달리는 사람들 외엔 대부분 중간에 힘들면 걷는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도 모두가 자신의 최고 기록을 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마라톤이라는 게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다. 초반에 과욕을 부려 중반 이후 지쳐 완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워크 브레이크는 그런 결과를 방지할 수 있다.
18세 때 애틀랜타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갤러웨이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육상 남자 1만m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그의 최고 기록은 35세 때 세운 2시간 16분이다. 그는 엘리트 선수로서의 성과보다 세계의 많은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풀코스 완주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코치이자 이론가로 유명하다.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대부’로 불리는 이유다. ‘달리기 나도 할 수 있다(Marathon: You Can Do It!)’를 비롯해 20여 권의 책을 써 사람들을 달리게 했다

갤러웨이가 마라톤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게 워크 브레이크 주법이다. 워크 브레이크를 우리말로 풀면 ‘걸으면서 휴식 취하기(혹은 걷는 구간)’다. 갤러웨이가 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만들게 된 이유는 ‘우리 몸은 오랫동안 계속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오래 달리게 되면 근육의 특정 부위만을 계속 사용하게 돼 근육이 굳는 현상이 나타나 피로가 빨리 온다. 그런데 잠깐씩 쉬어주면 근육에 더 큰 활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갤러웨이가 강조하는 워크 브레이크의 장점은 많다. 먼저 에너지원들이 처음부터 과도하게 소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다양한 근육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주요 근육에 피로가 쌓이기 전에 회복할 기회를 준다. 또 계속 걸음으로써 대부분의 피로가 사라지고 결국은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 후반 레이스에 도움을 준다. 이것은 근육의 부상을 줄이고 평생 달리기를 할 수 있게 한다.

워크 브레이크 방법은 처음엔 2~3분 달리고 2분 걷는다. 그게 익숙해지면 3~8분을 달리고 1~2분을 걷고 다시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반복과정을 30분 정도 한다. 이게 익숙해지면 시간을 더 늘리면 된다. 시간을 늘릴 때가 언제인지는 자신이 안다. 이 과정을 30분간 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면 시간을 늘려도 된다. 시간을 늘렸을 때 힘이 든다면 다시 줄이면 된다. 운동은 ‘기분 좋게 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이것은 훈련일 뿐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갤러웨이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동마(동아마라톤)’에 출전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선보였던 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소개한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7회 동아마라톤에서 당시 50세이던 마라톤 마니아 임용진 씨(70)가 국내 최초로 워크 브레이크 주법으로 페이스메이커를 맡아서 화제가 됐다.
당시 임 씨는 5km까지는 30분(시속 10km), 나머지 구간은 5km당 29분 30초(시속 10.2km) 페이스로 달리는 개념으로 페이스메이커를 했다. 20km까지는 9분 30초 뛰고 30초 걷기, 나머지는 9분 뛰고 1분 걷기를 반복했다. 32km의 ‘마라톤 벽’을 통과한 뒤에 힘이 남은 주자는 워크 브레이크 없이 계속 달려도 됐다. 풀코스 완주 3시간 30분에서 5시간대 주자들이 활용하기에 적합한 주법이라고 했다.

갤러웨이는 달리기 입문자에게 ‘조깅 브레이크(Jogging Break)’를 권했다. 걷다가 조깅으로 브레이크(조깅 구간) 한다는 의미다. 가장 일반적인 게 5분 걷고 1분 조깅하며 달리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5분 걷고 1분 달리기를 하루 30분씩 해보자. 달리는 것은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르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심장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 4분 걷고 1분 조깅, 3분 걷고 1분 조깅을 하다가 2분 걷고 1분 조깅, 1분 걷고 1분 조깅으로 걷는 시간을 줄여나가면 된다.
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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