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주전 경쟁 중 "나는 한국인" 카스트로프의 자부심…"지금도 한국어 열공, 대표팀에 완벽하게 녹아들 것"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혼혈 국가대표' 옌스 카스트로프(23,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카스트로프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뿌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공유했다.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독일인 부친과 한국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성장 과정에서부터 남다른 자아를 형성해왔다.
학창 시절을 회상한 카스트로프는 "주변의 평범한 독일 아이들과는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아주 어릴 적부터 직감하고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 몸의 절반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다"며 "언제나 내가 한국인임을 인지하며 자랐다"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귀화를 넘은 묵직한 고백이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현지에서도 촉망받는 유망주로 꼽혀왔다. 그러던 지난해 9월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선수로 A대표팀에 합류했다.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벌써 5번의 A매치를 소화하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홍명보호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일어가 더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카스트로프는 한국 대표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재 일주일에 4~5회, 매번 한 시간씩 시간을 내어 한국어를 열공 중"이라며 "다음 소집 때는 동료들과 더 깊게 소통하며 완벽히 녹아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팀 적응에는 선배들의 도움도 컸다. 카스트로프는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나 이재성(마인츠) 같은 선배들이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해 소통에 큰 도움을 줬다. 모든 팀원이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자신을 믿고 발탁해 준 홍명보 감독에 대해서는 "대표팀 합류 전부터 꾸준히 대화를 나누며 확신을 주셨고, 덕분에 마음 편히 내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카스트로프의 최대 강점은 다재다능함이다. 근래 소속팀 묀헨글라트바흐에서는 측면 윙백으로 나서며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팀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측면 공격수까지 소화 가능한 전술적 유연성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천군만마와 같다.
다만 안정성이 조금 더 필요하다. 기대를 모았던 대표팀 데뷔전과 달리 10월, 11월 A매치에서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며, 아무리 빅리그 주전이라 할 지라도 홍명보호의 완벽한 주전이 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감독님이 요구하는 역할이 매 경기 다르지만, 어떤 위치에서든 팀에 기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 벅찰 만큼 거대한 꿈이다.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에서 최상의 기량을 유지해 반드시 그 기회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카스트로프는 마지막으로 축구 이상의 가치를 언급했다. "내가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넓히고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그는 "나는 한국인이고, 내 실력을 통해 한국 축구의 변화를 증명해 보이고 싶다"라고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국가대표로서의 각오를 다진 카스트로프는 소속팀에서도 제 몫을 다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4일 열린 2025-26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장크트 파울리와의 홈 경기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격했다. 약 57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이며 팀의 2-0 완승에 일조했다.
이날 경기에서 카스트로프는 가로채기 2회, 리커버리 3회, 태클 1회 등 지표상으로도 준수한 수비 기여도를 보였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날카로운 찬스를 만들지 못한 점은 옥에 티로 남았지만, 팀이 승점 28점을 확보하며 강등권과의 격차를 벌리고 12위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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