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 '안나 카레니나'…"꼭 옥주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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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답게 옥주현은 분명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낸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19세기 후반 러시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
'안나 카레니나'는 앞서 지난 2018년과 2019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관객들과 만났던 바다.
오랜 역사만큼 '안나 카레니나'의 첫인상은 '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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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답게 옥주현은 분명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낸다. 다만 '꼭 옥주현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엔 물음표가 남는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19세기 후반 러시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 톨스토이의 3대 문학 중 하나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특히 이번 시즌은 2019년 재연 이후 약 7년 만에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안나 카레니나'는 앞서 지난 2018년과 2019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관객들과 만났던 바다. 이미 연출과 넘버에서 인정받았던 만큼, 7년의 재정비 기간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지 일찍이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오랜 역사만큼 '안나 카레니나'의 첫인상은 '역시'다. 1,800페이지에 육박하는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을 2시간 10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속에 빽빽이 담아냈다. 유일한 아쉬움은 안나와 카레닌의 관계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것뿐, 굵직한 맥락은 힘 있게 끌고 가며 극 말미엔 안나의 선택과 결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무대 연출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나 인상적인 건 수십 명의 앙상블을 적극 활용한 발레·스케이트 퍼포먼스. 난도 높은 동작에 아찔해지다가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종합 예술의 정점에 시선을 뺏기고 만다.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거대한 기차 모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형 군무도 '안나 카레니나'가 지닌 매력 중 하나다.


단,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큰 발전이 없는 세트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연 때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직사각형 구조물 네 개와 한 쌍의 계단 구조물을 옮겨가며 시시각각 다른 비주얼을 구현한 것인데, 그간 뮤지컬 특수효과계에 많은 발전이 있었던 만큼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보다 화려하고 볼거리 많은 공연이 완성됐을 테다.
사운드도 이번 공연이 지닌 약점 중 하나다. 알리나 체비크의 역량 부족이 아닌 공연장 쪽의 문제다. 구조 특성상 울림이 적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와 배우들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꽉 채우지 못하는 것. 일반적인 영화관보다 못한 평면적인 사운드에 연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런 음향 문제 탓일까. 배우들의 가창력도 압도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안정적이지 않은 사운드는 두 명 이상의 배우가 호흡을 맞출 때 더욱 돋보인다. 폐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와중에도 균형이 맞지 않아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화음이 맞지 않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했다. 리듬을 못 맞추는 신도 일부 있었다.


주인공 안나 역을 연기한 옥주현도 이 문제를 피하진 못했다. 13일 오후 공연 기준, 옥주현은 특히나 발성 쪽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관객들마저 불안하게 만든다. 잦은 공연에 컨디션이 떨어진 건지, 혹은 목을 미연에 보호하려 한 건지, 평소와는 다른 비음 섞인 발성으로 몰입도를 확 낮춰버린다. 호흡을 코 쪽으로 몰아 웅얼거리듯 발음하는 탓에 가사 전달력이 낮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 중 하나다.
그나마 엔딩만큼은 자신의 이름값을 다 해낸다. 이 순간만을 위해 힘을 아껴왔다고 말하듯, 1·2막 동안 쌓아온 답답함을 한 번에 씻어내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표정 연기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힘을 아낀 것이냐는 배신감과 함께,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컨디션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한편 '안나 카레니나'는 오는 3월 29일까지 공연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마스트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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