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빨리 뜨거워지는 북극..."곧 돌이킬 수 없어"

북극 해빙,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올해 북극 해빙의 최대 면적은 3월 10일 기준 약 1422만㎢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22일 수립된 역대 최저치 1431만㎢보다 작은 수치다. NSIDC 대변인 시머스 맥어피는 AFP에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아 면적이 다시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기후전략 책임자 사만다 버게스는 "올해는 역대 최저 5위권 안에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메르카토르오션의 극지 해양학자 질 가릭도 "현재까지 역대 최저 3위권"이라고 평가했다.
북극 해빙은 매년 겨울 얼었다가 여름에 녹는 자연적 순환을 반복한다. 하지만 인간활동에 의한 지구가열화 때문에 겨울에 회복되는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다. 이전 최저 기록은 2016년, 2017년, 2018년에 각각 세워졌다.
가열화 속도 가속…해수 온도·탄소 배출 모두 최고치
미국해양대기청(NOAA)가 발표한 '2025 북극 보고서(Arctic Report Card 2025)'에 따르면 2024~2025년 북극 지표 기온은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6년 이후 북극의 연간 기온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평균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8월에는 북극해 대서양 쪽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1991년 평균 대비 최대 7℃ 이상 높게 측정됐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빙이 줄면 햇빛을 반사하던 흰 표면이 줄어 바다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한다. 높아진 수온은 더 많은 해빙을 녹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ECMWF 기후전략 책임자는 "겨울 해빙이 줄수록 여름철 해빙 감소가 더 빠르고 광범위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태계 위협에서 자원 패권 경쟁까지
해빙 감소는 생태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북극곰은 얼음 위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남극 황제펭귄은 해빙 위에서 번식한다. 해빙 감소는 이런 생존기반이 함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 해빙 감소 때문에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도 생기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북극 항로와 석유·희토류 등 광물 자원 개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캐나다 발실리국제문제대학원의 기후안보 전문가 엘리자베스 찰레키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는 북극을 새로운 지중해로 만들고 있다"며 "주변 국가들이 경쟁하는 공유 해양 자원이 되고 있다"고 AFP에 말했다.
그는 러시아 쪽 북극해가 수심이 얕아 더 빨리 녹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러시아가 북극항로에서 경제적·군사적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정작 북극 해빙 감소를 추적해야 할 관측 시스템은 축소되고 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해 6월 NSIDC에 군사위성(SSMIS) 데이터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SSMIS는 40년간 북극 해빙 관측에 활용해온 위성이다. 미 우주사령부는 올해 10월 해당 위성 3기를 모두 폐기할 계획이다.
미국지구물리학회 매체 Eos에 따르면 NOAA 역시 NSIDC의 해빙지수(Sea Ice Index) 등 핵심 데이터셋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했다. NSIDC는 "데이터는 유지되지만 사용자 문의 대응과 문제 해결이 이전 수준으로 신속히 이루어지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전 NOAA 기후 과학자 잭 레이브는 Eos에 "해당 데이터는 알래스카 기상 예측, 수산업·생태계 관리, 북극 안보 의사결정에 광범위하게 활용돼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미국 생물다양성센터 기후과학자 셰이 울프는 AFP에 "북극 온난화(가열화)는 화석연료 때문"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티핑포인트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