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불, 올것이 왔다”…韓 경제성장률 전망치 낮아지나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유가 하락기 호시절 지나
고유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
성장률 1%·물가 2% 후반
정부, 석유가격 잡기 총력전
스태그플레이션 잠재우려 노력
성장 훼손시 추경도 검토할듯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이 공개한 이란 선박에 대한 공격 장면. [CENTCOM X]](https://t1.daumcdn.net/news/202603/14/mk/20260314104802294dbzr.gif)
이번 연재기사에선 고유가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부의 대응, 그리고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코스피가 6% 급락하며 5200대로 마감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4/mk/20260314104802865lkas.jpg)
지난해 3월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0달러 초중반이었습니다. 반면 3월9일에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불을 넘어서기도 했죠. 이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전년 대비 40% 가량 상승한 상황입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각각 2.0%과 2.1%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62달러로 떨어진 것을 감안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죠? 금융연 수치를 대입해보면, 올해 성장률은 2.0%에서 1.6%로 둔화되고, 물가상승률도 2.1%에서 2.9%로 올라갑니다.
정부는 지난해 1.0% 성장률을 올해 반등시킬 수 있다며 연초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외변수발 고유가란 변수가 생기면서 현안 대응을 하는데 바빠진 상황입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러우 전쟁이 터진 2022년 이후 계속 하락한다는 전제 하에 계획을 짜왔었다”라며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가 터지면서 여러면에서 고려해야할게 많아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일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떨어지면, 이는 또 우리경제 잠재성장률(1.8%)보다도 낮은 성적표를 거두게 되는 겁니다.

2022년 러우전쟁 당시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다가 이내 전쟁 발발 6개월 후인 2022년 하반기부터 점차 안정화됐습니다. 미국발 급격한 금리 인상(달러 강세),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됐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많은 기관들이 고유가가 장기화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경험에서죠.
공격을 당한 이란 측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파를 선출하면서 ‘강대강 대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4주 내에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한만큼 갈등이 갑작스럽게 봉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유가상승 흐름이 멈출 가능성이 높아지죠.
다만 서구권 매체를 중심으로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이 현재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2022년과 상황이 사뭇 다릅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고유가 당시에, 물가상승 속에 경기침체(스태그플레이션)로 갈 것이냐, 물가상승으로 인해 속도가 느리긴 해도 계속 성장할것이냐(슬로우플레이션)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결국 역사는 슬로우플레이션의 승리로 귀결됐습니다. 그 이후 챗GPT가 나오면서 AI발 투자가 활성화되고, 미국경제가 2%대 성장을 하는 등 성장률이 반등하는 신호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고유가 장기화시 이번에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022년과 2026년 사이에 경제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2022년엔 펜더믹발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이내 2023년부터 회복세였습니다. 성장이 가능한 환경인 겁니다.
노동시장 역시 2022년엔 미국 한국 모두 강한 반등이 나왔지만, 지금은 구조적으로 수요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9만2천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5만9천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한국도 구조적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22년엔 80만명대에 달했던 연간 취업자수 증가폭이 올해는 16만명으로 예상됩니다.
노동시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2022년엔 대규모 재정투입이 가능했지만, 최근은 국채금리로 급등가능성 때문에 주요 선진국 모두 재정투입 여력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슬로우플레이션보다도 경제에 더 악영향을 끼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산업통상부는 석유사업법에 근거해서 이번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실시되도록 고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간 시행되지 않았던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게 된 것입니다. 즉, 석유가격의 상한선을 정부가 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밖에도 정부는 향후 유류세 추가인하, 전략비축유 방출 등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다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국내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점차 심화할 예정입니다. 유가상승이 원재료값 상승·물류비 상승 등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수익성을 제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우려 때문에 코스피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급등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이란, 결국 성장률이 감소하면서 물가가 급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정부는 물가 급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성장률이 감소하면 어떻게 할까요? 정부는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정부재정을 풀면서 성장률을 일부 반등시키려고 할 겁니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추경, 체납관리단 추경 등 돈이 필요한 분야에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추경논의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면 향후 추경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연 한국 정부는 올해 2% 성장·2.1% 물가상승률이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고유가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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