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고 고열·발진 부작용? 정부가 보상합니다"[개척자들]

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2026. 3. 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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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낯선 도전을 감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기업가, 연구자, 공공기관장, 사회혁신가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개척자들'이 출연해 왜 도전을 선택했는지,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과 통찰을 나눕니다. 전체 내용은 CBS 유튜브 채널 'CBS 경제연구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방송 : CBS라디오 98.1, CBS 유튜브 경제연구실 '개척자들'
■ 진행 : 서연미 아나운서
■ 출연 : 손수정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
핵심요약
손수정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 인터뷰
정상 처방 약에도 발생하는 부작용 피해 구제
진료비·사망보상금 등 최대 1억3천만 원 지급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는데 고열이나 전신 발진이 나타났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 구제 제도'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손수정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은 13일 CBS 라디오 '개척자들' 인터뷰에서 "모든 의약품은 효과와 함께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며 "이전에 괜찮았던 약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부작용 증상? 두드러기·발진·가려움 등 피부 반응

대표적인 부작용 증상으로는 두드러기, 발진, 가려움 등 피부 반응이 있다.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같은 위장 장애도 흔하다. 심한 경우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전신 발진이 나타나 입원이 필요한 중증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 원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고열이 동반된 전신 발진이 나타나면 약물 부작용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환자가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증상을 참지 말고 빨리 의사나 약사를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손수정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 'CBS 경제연구실' 캡처


부작용 예측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원장은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그 약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전에 복용했을 때는 괜찮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부작용을 예측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빈도 보상 사례를 보면 약물 과민 반응이 주를 이룬다. 뇌전증 치료에 쓰이는 카르바마제핀 같은 항경련제는 고열, 림프절 비대, 간 수치 상승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세파계 항생제의 경우 호흡곤란이나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피해 구제 신청은 상담 전화 "1644-6223·14-3330"

피해 구제 신청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이나 대표 상담 전화(1644-6223, 14-3330)를 통해 할 수 있다. 신청서를 제출하면 안전원 소속 약사와 간호사 등 조사자가 의무기록과 허가사항을 검토하고, 전문 의료진 자문을 거쳐 인과관계를 평가한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부작용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거쳐 보상 여부가 결정된다. 법적 처리 기한은 210일이다.

손 원장은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전문적인 검토와 전문가 자문,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기간이 상당히 긴 편"이라며 "어떻게 검토 시간을 단축해 하루라도 빨리 보상을 해드릴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제공


보상은 크게 네 가지다. 진료비는 본인 부담 급여와 비급여를 포함해 최대 3천만 원까지 지급한다. 장애 일시 보상금은 1~4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하고, 사망 일시 보상금은 최저임금 월환산액 5년치로 2026년 기준 약 1억3천만 원이다. 장례비는 평균임금 3개월 치로 약 1100만 원을 지원한다.

손 원장은 "올해는 진료비 상한액을 조금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입원 기간뿐 아니라 입원 전후 치료 기간까지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식약처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경련제 투여 뒤 발진' 4세 여아…"다시 웃을 수 있는 기회"

손 원장은 기억에 남는 사례로 4세 여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항경련제를 투여받은 뒤 가벼운 발진에서 시작된 증상이 전신으로 퍼졌고, 입안 점막이 헐어 음식을 먹기 힘든 상황까지 이어졌다. 결국 중증 피부 이상반응으로 약 두 달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손 원장은 "어린아이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부모로서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부모님께서 '아이가 다시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는 수기를 보내주셔서 이 일을 하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손 원장은 이 제도가 의료 과실과 혼동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의료 과실과는 분명히 다른 개념"이라며 "정상적으로 약을 복용해도 유전적 요인이나 개인의 컨디션 등에 따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보상금의 재원은 제약업계가 부담한다. 의약품 제조업자와 수입업자가 전년도 공급 실적에 비례해 부담금을 납부하는 구조다. 매출이 큰 의약품일수록 부담금도 커진다.

'약물 안전 카드' 발급…"유사 약물 재처방 막아"

보상을 받은 환자에게는 '약물 안전 카드'가 발급된다. 병원이나 약국 방문 시 이 카드를 제시하면 동일 약물이나 유사 계열 약물의 재처방을 막을 수 있다.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에도 환자 정보가 등록돼 의사나 약사가 처방·조제할 때 팝업으로 부작용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손 원장은 "한 번 약물로 인해 부작용 피해를 입으면 동일 약물이나 유사 계열 약물을 복용했을 때 다시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며 약물 안전 카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약물안전카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제공


이 제도는 2014년 12월 시행됐다. 2022년부터 연간 약 200건의 피해 구제 신청이 접수되고 있지만 국민 인지도는 약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의료진 인지도도 약 60% 수준이다.

손 원장은 "환자들이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병원이나 약국이기 때문에 의료진에 대한 인지도와 제도 홍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를 AI와 연계해 조사·분석 업무를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려 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조금 더 빠르게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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