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사수 ‘승전 주역’ 참수리 325호, 고철로 팔려나갔다

강현철 2026. 3. 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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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피로써 지켜냈던 제1연평해전의 주역 '참수리 325호정'이 끝내 고철 덩어리로 변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4일 해군에 따르면, 군 당국은 당초 참수리 325호정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군사재(안보전시물) 지정을 검토했으나 육상 거치 및 함정 복원, 유지보수 비용 대비 안보전시물로서의 기대효과가 미흡한 점 등을 고려해 폐기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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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고속정 참수리 325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1연평해전서 北 어뢰정 격침한 ‘바다의 호랑이’

- 해군 “유지비 많이 든다” 군사재 지정 거부

- 서해 영웅들의 혼(魂) 담긴 함정 ‘고물상’으로

-“승전 역사 지우는 안보 경시” 분통… 이게 나라냐”

1999년 6월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피로써 지켜냈던 제1연평해전의 주역 ‘참수리 325호정’이 끝내 고철 덩어리로 변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승전의 기록을 보존해 후대에 안보 귀감으로 삼아야 할 군 당국이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경제적 논리를 내세워 영광의 함정을 폐기 처분한 사실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해군에 따르면, 군 당국은 당초 참수리 325호정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군사재(안보전시물) 지정을 검토했으나 육상 거치 및 함정 복원, 유지보수 비용 대비 안보전시물로서의 기대효과가 미흡한 점 등을 고려해 폐기를 결정했다. 한때 북한 경비정의 기습 선제 사격에 맞서 적 어뢰정을 격침하고 함정 5척을 대파하며 서해를 수호했던 ‘바다의 사자’가 고물상의 절단기 아래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해군은 당초 이 함정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안보전시물(군사재) 지정을 검토했으나, 지난해 8월 심의위원회에서 ‘미지정’ 결정을 내렸다. 육상 거치와 복원,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안보 교육 효과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슷한 목적의 안보전시물로 참수리 357호정과 제1연평해전 전승기념탑 등이 있는 점도 고려됐다.

제1연평해전은 1999년 6월 15일 오전 9시 28분 연평도 서방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우리 해군의 경비함정에 기습적인 선제 사격을 가하면서 발발했다. 당시 참수리 325호정을 비롯한 2함대 경비함정들은 자위권 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북한 어뢰정 1척을 격침하고 경비정 5척을 대파하며 서해 NLL을 지켜냈다.

군 안팎에서는 “안보 자산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천박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1연평해전은 건군 이래 남북 해군 간 최대 규모의 교전이자 완벽한 승전으로 기록된 역사다. 당시 참수리 325호정 대원들이 보여준 불굴의 투혼은 우리 해군의 정신적 지주였다. 그런 함정을 ‘중복 투자’라는 이유로 고철 매각한 것은 호국 영웅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미국은 낡은 전함 한 척을 보존하기 위해 수조 원을 들여 박물관을 만들고 국가의 자부심을 가르친다”며 “승전의 상징물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군대가 어떻게 장병들에게 애국심을 강요할 수 있겠느냐”며 개탄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함정 노후화와 현실적인 관리 제약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해군 2함대에 조성된 전승비 등을 통해 그 의미를 지속적으로 기릴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하지만 비석 하나가 포화 속을 누볐던 함정의 실물(實物)이 주는 울림을 대신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영광스러운 승전의 기억을 보듬어야 할 군이 스스로 그 흔적을 지워버린 ‘참수리 325호’의 비극은 세계 곳곳이 전쟁의 참사에 휩싸여 있는 와중에 우리 사회와 군의 안보 의식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강현철 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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