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커진 금리 불확실성…한은 동결 기조 변수
매파 신호 강해질 경우 한은의 '신중한 중립'도 시험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4/552778-MxRVZOo/20260314091240427ejxe.jpg)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시선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보여줄 '점도표'에 쏠리고 있다. 최근 중동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상황에서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신호를 내놓을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 동결보다 중요한 점도표의 변화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3.7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고용시장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물가 부담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서다.
실제 시장에서도 금리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기준 이번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99.8%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96.5%, 한 달 전 90.8%와 비교해 동결 전망이 더욱 강해진 셈이다. 반면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고, 소폭이나마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동결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시장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점도표로 옮겨가고 있다. 점도표는 FOMC 참가자들이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어떻게 보는지 점으로 표시한 자료다. 연준 내부의 금리 인식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핵심은 "몇 번 내릴 것인가"보다 "기존보다 더 덜 내릴 것인가, 아니면 아예 방향이 바뀌는가"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 19명 중 12명이 올해 안에 최소 0.25%포인트 이상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금리 동결 의견은 4명, 인상 의견은 3명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번 점도표에서는 금리 인하 전망 점이 줄고, 동결 또는 인상 쪽 점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1회에서 0회로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 [출처=EBN]](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4/552778-MxRVZOo/20260314092219320arkm.jpg)
◆고유가·고환율 겹친 한국…한은 셈법 더 복잡해졌다
이번 FOMC 결과는 한국은행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1월 금리 인하 기조 종료를 공식화한 뒤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왔지만, 최근 대외 변수는 이런 기조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위원들이 제시한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6개월 뒤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로 예상했다. 한은 내부적으로는 금리 동결이 우세한 분위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후 중동 사태가 격화하고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에 따라 급등락하고 있다. 13일에는 이란 최고지도부의 강경 대응 발언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말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여러 차례 1500원을 돌파하며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은은 환율과 유가가 각각 10% 오를 경우 물가상승률이 최대 0.6%포인트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장금리는 이런 부담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일 기준 3.338%로, 지난달 말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재 기준금리 2.5%와 비교하면 0.8%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는 시장이 기준금리 동결을 넘어 향후 통화정책 방향 자체의 불확실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은 내부에서도 당분간은 특정 방향을 예단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한은은 성장과 물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신중한 중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다만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예상보다 강한 매파 신호를 보낼 경우, 한은도 기존의 비둘기파적 동결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결국 다음주 FOMC는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더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얼마나 강하게 경고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이는 고유가·고환율 압력에 놓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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