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쿠르드 정당, “모즈타바, 아버지와 같은 운명 처할 것”

이유경 2026. 3. 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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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PJAK) 지도위원 중 한 명인 푸아드 베리탄은 이란에 대한 지상전 참여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며, 모즈타바 임명은 이란 정권이 현재의 정책을 고집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PJAK)의 지도위원회 지도위원 중 한 명인 푸아드 베리탄. ⓒ푸아드 베리탄 제공

쿠르드는 자신들의 국가를 갖지 못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민족 집단 가운데 하나다. 3000만~4000만명이 튀르키예·시리아·이라크·이란의 쿠르드 지역에서 거주한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쿠르드를 무장시켜 지상전에 투입한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그동안 누구도 관심 두지 않던 쿠르드인들과 그 정치·무장 조직들이 적극 소환되고 있다.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PJAK)은 쿠르드 자치를 요구하며 2004년 창당해 무장투쟁을 시작했다.튀르키예의 쿠르드 노동자당(PKK)과 연계돼 있으며, 이란은 물론 미국·터키·일본 등에서 테리러스트 조직으로 지정돼 있다. 2014~2015년 시리아에서 벌어진 대(對)IS 전투에 시리아 쿠르드족 무장단체인 시리아 민주군(Syria Democratic Forces, SDF)과 함께 싸운 전력이 있다. 대부분 군사국(military wing)을 보유한 이란 쿠르드 정당들 중에서 무장 상태나 전투력이 가장 우수한 조직으로 알려진다. 이란 지상전 시나리오가 등장하자 많은 이들이 PJAK를 주목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원 규모는 여성 포함 약 2000~3000명으로 추정된다. PJAK 지도위원회의 푸아드 베리탄 지도위원에게 지상전 투입 여부, 최근 결성된 쿠르드 동맹,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선출 등 현안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3월9일 이메일로 진행됐고 와츠앱 메신저로 보충했다.

이란 쿠르드가 지상전에 투입되는지를 둘러싸고 연일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만일 지상전이 시작되면 PJAK도 전투 병력을 투입할 계획인가?

우리는 정치적·사회적·대중적 조직으로서 군사 체계도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전투만을 위한 군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 투쟁의 중심축은 정치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잘 조직화된 건 쿠르드 사회로부터 우리의 저력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현실을 바로 보는 건 중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지금의 상황은 어디 구석에 조용히 앉아서 싸울까 말까 결정할 수 있는 그런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우리 군대는 이란 쿠르디스탄에 이미 깊숙이 포진해 있다. 이란 최북단에서부터 최남단에 이르기까지 쿠르드인들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우리가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어떠한 군사적 행동도 아주 높은 수준의 감성과 판단력에 기반해야 한다. 우리는 맹목적으로 계산 없이 행동하는 조직이 아니다.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고 우리 쿠르드인들에게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면서 강한 책임감을 갖고 행동한다.

이란 쿠르드 정당들 중에서 PJAK의 무장 수준이 가장 높다고 들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렇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군사력과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전투를 대비한 훈련도 받았고, 단호한 전술 역량과 현장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결정적 단계에 오르기 위해서는 마지막 결정이 남아 있다. 다양한 이들과 토론을 거쳐 결론에 이를 것 같다. 적절한 시점에 가장 최상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여러 다른 시나리오에 맞닥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어떤 세력도 쿠르드와의 협력과 상의 없이 이란에서 어떤 프로젝트도 진척시키지 못한다.

2월22일 이란 쿠르드 정당들이 ‘쿠르디스탄 정치군사동맹’을 결성했다.

쿠르드 동맹은 6개월간 지속된 쿠르드 정당들 간 대화의 산물이다. 대화는 선의와 책임감을 통감하며 지속됐다. 그리고 최초로 거의 모든 쿠르드 정당과 운동들이 공통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 동맹은 역사적 필요에 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 쿠르드 동맹은 역사적이고 전술적인 연대다. 이란 쿠르드인들의 집단적 투쟁 속에서 조율과 협력 그리고 통합적 노력을 목표로 한 시도다. 쿠르드인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서 단결을 강화하려는 노력이다.

PJAK가 보는 쿠르드 동맹의 시급한 현안과 궁극적 목표는?

지금 이란은 전쟁에 직면했고 심각한 정치적 전환기에 놓여 있다. 이는 여러 세대, 아니 여러 세기 동안 이 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무장세력 간 불협화음과 분열, 파편화된 투쟁 그리고 피상적인 접근은 모두 민중의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동맹은 이란 쿠르디스탄 민중의 민주적이고 역사적인 투쟁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하게 내딛는 한 발걸음이다. 이제 우리 쿠르드인들과 이란 전역의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이 희망의 물결과 새롭게 가다듬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 본다. 이 동맹은 이란 쿠르드 사회의 정치적 의지를 반영한다. 또한 이 나라에서 계속 진행 중인 과도기 속 쿠르디스탄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란 전역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세력을 묶어내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이란의 다른 조직들과 협력 관계는 어떠한가?

이슬람공화국과 이란의 권위주의적 집단들은 우리를 단지 이란을 분열시키는 쿠르드 군대로만 묘사한다. 이 이미지는 우리와 전혀 관계없다. 그저 이란 정부의 안보를 위한 프로파간다(선전)의 산물이며 의도적인 가짜 정보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권위주의적 통치도 이란에 발붙이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름으로든 어떤 직위로든. 이란 민중들은 자유와 존엄한 삶을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으며 그들의 기본권을 실현할 자격이 있다. 이란은 이 모든 이란인들에게 속한 나라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프로젝트는 단지 쿠르드만을 위한 건 아니다. 우리 프로젝트는 여성·소수자·환경운동 세력, 그리고 이란 전역의 모든 다른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협력을 추구하고 이란의 모든 민주 세력과 연대할 것이다. 언어, 민족, 혹은 그들이 선호하는 정치체제와 관계없이, 민주적 원칙을 가장 기본으로 두는 세력이면 우리 동맹이 될 수 있다. 안보·안정·정의·자유, 그리고 이슬람공화국 붕괴 뒤 이 사회의 정상화는 이란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주요한 과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임명한 것 자체가 이란 정권이 현재 그들의 정책을 고집하겠다는 걸 보여준다. 그들은 이러한 정치적 메시지를 통해 자신들이 더 강해졌다고 믿고 있지만, 착각이다. 또한 이 선택은 도발적이다. 전쟁과 분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어서다.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모즈타바는 궁극적으로 그 아버지와 같은 운명에 처할 거라고 본다.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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