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농구선수, 최지원의 꿈 “단신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어요”

서호민 2026. 3. 1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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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단신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가드 중에선 원탑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하고 어느 팀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는 가드가 되어야 한다.”

14일부터 전라남도 해남군에서는 2026년 중고농구 첫 대회인 ‘제63회 전국 남녀 중고농구 춘계연맹전’(이하 춘계연맹전)이 열린다.

올해 고교 농구 키워드 중 하나는 지방 팀들의 성장이다. 여전히 경복, 용산을 비롯해 수도권 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겠지만, 그래도 예년과 비교하면 수도권 팀과 지방 팀의 격차가 줄어들어 실력의 평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산의 명문 동아고도 여기에 하나를 더할 전망이다. 동아고 공격의 출발점인 야전사령관 최지원(165cm,G)은 지난 해 말 전학 징계에서 해제, 올해가 고교 진학 후 제대로 치르는 첫 시즌이다. 춘계연맹전 공식 팜플렛에 소개된 키는 165㎝다. 이번 고등부 최단신 선수다.

원주 DB, 평원중을 거쳐 지금에 오기까지 그는 코트 위에서 가장 작은 선수였다. ‘작은 키’는 늘 핸디캡이 됐다. 하지만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한다’는 앨런 아이버슨의 말처럼 그는 작은 키에 굴하지 않고, 숱한 선수들을 쓰러뜨리며 농구 선수로서 꿈을 계속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 2월, 여수 중고 스토브리그 현장에 있던 관계자 말에 의하면 “너무 좋은 스킬셋을 갖추고 있다 신장만 조금 더 자라준다면 더 좋을 텐데..”, “키가 작은데도 저렇게 용맹하게 하는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 대단하다”라며 최지원을 평가했다.

이렇듯 최지원을 바라보는 눈은 호기심 반 우려 반이지만, 최지원은 이제 이런 시선에 익숙하다. 그리고 이런 시선을 깨는 건 본인 손에 달려 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최지원은 “신장이요? 아쉽죠..”라며 말문을 연 “어렸을 때부터 키가 작은 만큼 남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농구를 해야한다고 배웠어요.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고교 무대 진학 후 첫 춘계연맹전을 앞둔 최지원은 “작년 말에 전학징계에서 풀렸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 사실상 제대로 치르는 첫 시즌”이라며 “올해 팀 컬러가 빠른 농구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스토브리그를 다니면서 강한 압박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을 펼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래도 여러 팀들을 상대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격의 출발점으로서도 기대되는 부분이 크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학교 농구와 고등학교 농구는 또 다르다고 하자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림으로 대쉬해 붙일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았는데 확실히 고등학교에선 힘과 신장의 차이를 느끼고 있다. 그만큼 정확한 패스,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올해 동아고의 또 한 가지 무기는 장신 빅맨 김민서(204cm,C)다. 김민서의 신장만 보면 고교 농구에서 최장신급에 속한다. 그러나 아직 구력이 짧아 실전용은 아니라는 평가다. 내년을 더 기대해야 하는 선수가 맞다. 그 ‘내년’을 위해서 올 한 해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지원은 “(김)민서가 전국적으로 봤을 때도 최장신급에 해당한다. 구력이 짧지만 동계훈련을 통해 많이 올라왔고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민서는 신이 나야 잘 하는 스타일이다. 민서가 신이 나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내가 옆에서 잘 맞춰야 한다”고 했다.

2미터대 빅맨과 같이 뛰어서 좋은 점은 무엇이냐고 묻자 “확실히 높이가 있다 보니 같이 뛸 때 편하고 골밑에 패스를 띄워주면 신장을 활용해 쉽게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민서와는 내년에도 함께해야 한다. 올해 호흡을 잘 맞춰 내년에 빛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준석과 허훈, 카와무라 유키의 플레이를 많이 참고하고 있다는 최지원의 올해 키워드는 ‘성장’이다. 그는 단점을 계속 보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당장의 과제는 중, 장거리 슈팅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미드레인지에서 파생되는 부가적인 플레이도 더 다듬을 계획이다. 최지원이 공간을 넓히면 동아고의 공격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그는 “큰 틀에서는 좀 더 간결한 농구를 하고 싶다. 슈팅적인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고, 미드레인지 플레이 비중도 더 늘려야 한다”며 “미드레인지에서 스탑 앤 점퍼로 내가 마무리를 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킥 아웃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찬스를 살려주는 등 능숙하게 플레이하고 싶다. 이를 테면 양준석과 허훈 선수처럼 말이다”라고 보완점을 이야기했다.

최지원은 욕심이 크다. 그의 꿈은 당연히 프로 선수다.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싶고 자신처럼 작은 선수도 선수로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한다.

“단신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가드 중에선 원탑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하고 어느 팀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는 가드가 되어야 한다”고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 그다.

엘리트 코스를 거쳐 프로가 된 선수들 중 일부는 과거의 결과에 집착해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지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매일 연습장과 체육관을 찾는 그는 ‘겸손’을 가슴에 새기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지원은 “주변에서 나에 대해 칭찬하거나 이슈를 만들어도 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한 자세로 노력하며 내가 가야할 길을 가야 한다. 자만하는 순간 무너지는 게 농구다. 결과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해야 이루고자 하는 꿈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아고는 춘계연맹전에서 A조 용산고, 광주고 송도고와 예선을 치른다. 대회는 한국중고농구연맹이 주최·주관하며 해남군, 해남군체육회가 후원한다. 또 대회 전 경기를 유튜브 채널 한국중고농구연맹(https://youtube.com/@KSSBF_TV)'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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