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상하이 공주님 변신"…숏폼 찍으러 주말 중국 간다 [여행기자 픽]
'中 스냅 촬영' 상품 트래픽 전년比 4788% 폭증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금요일 퇴근하고 공항으로 달려가 상하이에서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메이크업'을 받습니다. 일요일 밤 귀국할 땐 SNS에 올릴 인생샷이 수백 장이죠.
지난 2024년 11월 무비자 입국 정책 시행 이후 심리적 문턱이 낮아지자, 상하이와 충칭 등이 이들의 새로운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것이다.
글로벌 체험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관련 '스냅 촬영' 상품 트래픽이 전년 대비 4788% 폭증하는 등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던 과거의 관광 방식이 현지에서 직접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체험형 여행'으로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상하이는 '공주님', 충칭은 '영화 주인공'
MZ세대가 열광하는 '중티'의 핵심은 압도적인 비주얼과 변신의 재미다.
서구적인 마천루와 명·청 시대의 고전미가 공존하는 상하이는 화사한 '공주님' 콘셉트의 배경이 된다. 전통 정원인 '예원'의 붉은 목조 건축물과 화려한 처마 아래서는 전문가의 손길로 이목구비를 조각하듯 뚜렷하게 만드는 '도우인 메이크업'이 빛을 발한다.
10만원 내외의 비용이면 화려한 한푸(한족의 전통 의상)나, 치파오 대여부터 작가 스냅 촬영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 최근 방송인 박명수와 개그맨 곽범이 선보인 파격적인 '왕홍 변신' 영상도 이 예원을 배경으로 제작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반면, 충칭은 '8D 도시'라는 지형적 특성 덕분에 거친 '사이버펑크' 감성이 주류다. 고저 차가 극심한 빌딩 숲과 안개가 섞여 영화 '블레이드 러너' 같은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파트 8층을 통과하는 열차(리쯔바역)나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지어진 황금빛 성 '홍야동'은 숏폼 영상을 찍으려는 이들로 붐빈다. 도심 번화가인 관음교(观音桥)의 '워짜이충칭'(我在重庆, 나 지금 충칭이야) 대형 전광판 앞도 한국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필수 코스가 됐다.
무엇보다 최근의 '원픽'은 단연 '오토바이 체험'이다. 전문 라이딩 스태프가 운전하는 바이크 뒷자리에 앉아 가죽 재킷과 헬멧을 쓰고 도심을 질주하면, 촬영팀이 이를 22~24초 분량의 감각적인 숏폼 영상으로 편집·보정해 준다.

"플랫폼 예약부터 위챗 직거래까지"
예약 방식은 디지털 중심으로 움직인다. 클룩이나, 마이리얼트립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검증된 패키지 상품을 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음에 드는 현지 작가를 직접 찾아 메신저 '위챗'(WeChat)으로 소통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통상 100위안(약 1만 9000원) 수준의 예약금만 위챗페이 등으로 송금하면 촬영 준비는 끝이다.
충칭의 상징인 노란 택시 행렬과 빌딩 숲을 배경으로 한 '바이크 스냅'은 영상 촬영을 포함해 398위안(약 7만 5000원) 수준이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최근 중국 자유여행에서는 상하이와 충칭 등 개성 있는 도시들이 2030 세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당나라 콘셉트 연회 레스토랑 등 SNS 핫플을 중심으로 한 미식 투어나 중드(중국 드라마) 촬영지 오토바이 체험 등 콘텐츠형 여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하이에서는 메이크업 출장 서비스를 포함한 왕홍 스냅 촬영 상품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가계 밀어낸 2030, 중국여행 판도 바꿨다
중국 여행 시장의 지형도가 바뀐 기점은 단연 무비자 정책이다.
비자 발급의 번거로움과 비용 장벽이 사라지자, 그간 일본이나 동남아로 향하던 2030세대의 발길이 대거 중국 대도시로 쏠리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무비자 정책이 안착한 2025년 중국 노선 이용객은 약 420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8.7% 급증했다.
특히 여행업계가 분석한 세대별 비중을 보면, 과거 5060세대의 '효도 관광'이 주를 이루던 것과 달리, 상하이나 충칭 등 대도시 노선의 경우 2030 세대 비중이 40%를 돌파하며 주류 고객층으로 급부상했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여행업계의 대응도 분주해졌다. 그동안 중장년층 타깃의 패키지 상품에 집중했던 대형 여행사들은 이제 대도시 중심의 개별 자유여행(FIT) 수요를 잡기 위해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하나투어(039130)는 올해 1월 중국 상하이에 지점을 개설하고 현지 자유여행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하나투어 측은 "상하이는 짧은 비행 거리와 다양한 볼거리를 갖춰 자유여행객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라며, "중국 법인 직영 체제를 통해 현지 호텔과 입장권을 직접 매입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현지 투어 상품을 직접 기획·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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