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전력 반출 전망에 다시 불 붙는 ‘사드 철수’ 논란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한미군이 보유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요격 미사일 등이 국외로 반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사드 기지가 위치한 경북 성주군 일대를 중심으로 사드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수년간 사드 철수를 요구해 온 성주군 소성리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최근 사드 체계 일부가 성주 기지에서 반출된 것을 계기로 “이번 기회에 사드를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보유 전력 가운데 미사일 요격 체계인 패트리엇 포대뿐 아니라 사드 일부의 국외 반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사드 체계 일부가 중동으로 반출되더라도 요격 미사일을 제외한 발사대 등 다른 장비가 함께 반출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드 요격 미사일을 싣고 성주 기지에서 경기 오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 사드 발사대는 모두 6기다. 사드 기지 철수를 요구하는 6개 단체 연합체인 사드철회평화회의에 따르면, 기지를 떠난 발사대 6기 가운데 1기는 지난 12일 오후 11시25분께 기지로 복귀했다. 다만 복귀한 발사 차량에 사드 요격 미사일이 탑재돼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성주 기지에 사드가 배치된 2017년 이후 사드 체계의 부대 간 이동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국외 반출을 목적으로 한 이동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이동된 사드 요격 미사일 등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국외로 반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동 지역 미군 사드 포대의 요격 미사일 소모가 크게 늘어나 추가 보급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성주군 소성리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사드 요격 미사일 반출을 계기로 사드를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건강 우려와 사드 기지가 들어선 소성리 일대가 군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배치에 반대해 왔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기만적인 사드 운용을 당장 중단하고,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며 남겨둔 레이더까지 포함한 모든 사드 체계를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왔던 자주국방과 사드 배치가 상충하는 지점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단체들은 “우리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국방력을 갖춘 마당에 백해무익한 미국 무기 체계부터 당장 걷어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사드 체계의 중동 투입 전망을 거론하며 “2016년에 이 사드 포대를 배치하느라고 우리가 치른 비용을 떠올리면 치가 떨릴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국민들더러 ‘국가안보를 저버린 종북세력’이라며 거침없이 비난하던 박근혜 정부와 국방부. 그들은 이제 와서 막상 사드가 떠나가니까 말 한마디도 못 하면서 미국 무기체계라며 얼버무린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중동으로 투입되는 사드 요격 미사일이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일본과 레이더망을 연계해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는 방향으로 성주 기지를 운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주에 위치한 사드기지는 2017년 9월 1개 포대의 배치가 완료됐다. 이는 국내에 배치된 유일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 고도는 40~150㎞에 달한다. 1개 포대는 교전통제소와 레이더, 발사대 6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1개 발사대에는 발사관이 8개씩 장착돼 1개 포대는 총 48기의 요격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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