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이익에 제재 일시 해제까지…"러시아, 이란 전쟁 최대 수혜자"

김효진 기자 2026. 3. 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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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러, 유가 상승으로 하루 2400억원 추가 세입"…이스라엘 "작전 단기에 안 끝나" 장기화 의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며 러시아가 하루 24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시 해제하는 등 이번 전쟁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는 러시아라는 평가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오전 0시1분 이전에 선박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 판매를 4월11일까지 승인하는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조치가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성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기존 공급의 전세계 도달을 늘리기 위해 현재 해상에 묶인 러시아산 원유를 각국이 구매할 수 있도록 일시 승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엄격히 제한된 단기 조치는 이미 운송 중인 원유에만 적용돼, 에너지 수익 대부분을 채굴 시점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얻는 러시아 정부에 유의미한 재정적 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현재 유가 상승을 "단기적, 일시적 혼란"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제재 완화 외에도 유가 상승 자체로 러시아가 상당한 추가 수입을 얻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산 원유가 지난 3개월 평균 가격 대비 배럴당 20~30달러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 정부에 하루 1억1000만~1억6000만 달러(1645억~2392억 원)의 추가 세입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전쟁 발발 뒤 첫 12일 동안 러 정부는 13억~19억 달러(1조9435억~2조8405억 원) 추가 수입을 올렸을 수 있고 전쟁이 한 달 정도 계속된다면 추가 수입이 33억~50억 달러(4조9335억~7조4790 억원)로 늘어난다.

이 분석은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연구원 세르게이 바쿨렌코의 월평균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러시아 원유 수출업체들이 28억 달러(4조1877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리고 이 중 16억3000만 달러(2조4378억 원)는 세금으로 징수된다는 계산에서 도출됐다. 이를 일일로 환산하면 원유 가격이 10달러 오를 때 러 정부에 하루 5400만 달러(808억 원) 추가 세입이 생기는 셈이다.

이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주로 아시아로 향하는 만큼 이 지역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인도와 중국이 앞다퉈 러시아산 연료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핀란드 에너지·청정공기연구소(CREA) EU-러시아 분석가 바이바브 라구나단은 인도와 러시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이란 분쟁 발발 이후 일주일 만에 각 22% 늘었다고 설명했다. 바쿨렌코 연구원은 "이 위기가 길어지면 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놓고 싸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선적 추적 데이터에 의하면 현재 러시아산 원유 화물 상당량이 해상에 있고 대부분은 인도로 향하고 있으며 11일 기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하루 150만배럴로 지난달에 비해 50% 증가했다. 케이플러 수석분석가 수미트 리톨리아는 "현재 선적 일정, 시장 정보, 화물 이동이 지속된다면 이달 전체 러시아산 원유 도착량은 하루 200만배럴에 근접할 수 있다"며 "러시아가 이 분쟁의 최대 수혜자"라고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 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도 막혀 유럽 정부들이 러시아산 LNG 수입 금지 조치를 연기하라는 압박을 받게 될 수 있고 이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수년 간의 노력을 무산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에서 연일 종전 조건 관련 언급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과 함께 이 지역을 공격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란 정권 전복을 확신할 수 없다며 전쟁 목표를 다소 완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보면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발발 뒤 첫 기자회견을 갖고 "물가로 데려갈 순 있지만 억지로 마시게 할 순 없다"며 공습 등을 통해 이란 국민들이 봉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고 있지만 "이란인들이 정권을 무너뜨릴 거라고 확실히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은 역내 전쟁을 장기화 할 의지를 드러내는 중이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12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북부에 추가 병력과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을 보면 12일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 바슈라 지역의 한 건물이 공습을 받았다. 이 지역은 레바논 총리공관과 불과 1km 떨어져 있다. 이날 앞서 피난민이 모여 있던 베이루트 해안가 인도도 공습을 받아 12명이 숨졌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687명에 이르고 이 중 98명이 어린이, 62명은 여성 18명은 의료진이라고 추산 중이다. 이 수치는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레바논 주재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 임란 리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민간인 피해가 너무 크다"며 유엔 회원국들이 교전국에 국제인도법 준수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로선 상황이 진정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점점 더 많은 피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레바논 영토 10분의 1에 이스라엘의 대피령이 발령돼 있고 난민은 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번 전쟁 발발 뒤 이란을 지원 중이다. <로이터>를 보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11일 자국을 향해 로켓 200발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가했지만 이 중 단 두 발만 이스라엘 영토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미국과는 달리 이스라엘에선 이란 공격 지지 여론이 높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가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유대인 93%가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지지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 장기화 부담을 안고 있는 트럼프 정권과 달리 네타냐후 정권은 전쟁을 통한 결집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12일 처음으로 공개 메시지를 내며 강경 대응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확전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그는 "순교자들이 흘린 피에 대한 대한 복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는 반드시 계속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피난민들이 길가에 설치된 천막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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