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나자마자 망가진 토트넘, 진짜 강등 당할까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6. 3.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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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해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토트넘 홋스퍼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길었던 무관을 탈출했고 '주장' 손흥민은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려 '인생 사진'을 남겼다.

3개월 후인 8월에는 손흥민이 서울에서 고별전을 치르며 토트넘에서의 10년을 마무리했다. 팀에 남아 있던 한국 선수 양민혁 역시 2부리그인 챔피언십으로 임대를 떠나며 토트넘과 한국의 10년 인연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아무래도 '국민 구단'에서 갑자기 멀어진 사이에 토트넘 소식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뜸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기억 속 한편에 젖혀뒀던 토트넘이 심상치 않다.

강등이 눈앞이기 때문이다. 대체 토트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AFPBBNews = News1

▶강등권에 챔스 22분만에 4실점 참사까지

3월12일까지 토트넘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개팀 중 16위다. 18위부터 강등되는 EPL에서 18위 웨스트햄과 고작 승점 1점차이인 승점 29점에 그치고 있다. EPL 최근 5연패는 덤.

29경기나 진행된 상황에서 남은 9경기 결과에 따라 정말 토트넘이 강등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 올시즌을 앞두고 브렌트포드의 돌풍을 이끈 프랭크 토마스 감독을 선임했지만 지난 2월 경질했고 급하게 소방수로 유벤투스 감독 경력이 있는 이고르 투도르를 선임했지만 투도르 부임 후 4경기 전패 중이다. 이미 투도르 감독마저 경질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

지난시즌 유로파리그 우승팀이기에 최고 레벨인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받아 토트넘은 리그 성적과는 별개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위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해 놀라움을 샀다.

하지만 11일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16강 1차전 대참사를 겪었다. 경기 시작 22분만에 4실점을 했고 그 과정에서 깜짝 선발로 기용됐던 백업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최악의 실수를 연달아 저질러 17분 만에 교체됐다. 골키퍼를 경기시작 17분만에 교체하는건 프로 축구에서 거의 보기 힘든 일.

대참사 속에 토트넘은 결국 2-5로 패하며 2차전이 남긴 했지만 8강 진출은 거의 힘들어졌다. 사실 리그에서 강등권인데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있는건 매우 아이러니했던 상황.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어버린 것이다.

ⓒAFPBBNews = News1

▶어쩌다 이렇게 됐나

그렇다면 토트넘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사실 손흥민이라는 존재는 많은 것들을 가려주고 이끌어줬었다. 현재 토트넘의 리그 16위는 전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미 지난시즌 17위를 기록해 강등을 겨우 피했었기 때문. 물론 지난시즌에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했기에 이 리그 순위가 가려졌지만 토트넘의 몰락은 이미 전조증상이 있었던 셈이다.

이 전조증상을 '주장' 손흥민이 10년간 토트넘에 있으면서 쌓은 경험과 분위기 조성으로 가려주고 있었고 선수들 역시 그 영향 속에서 자신의 기량 이상을 발휘해 왔다. 손흥민의 주장직을 이어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주장직의 무게감을 버티지 못해 기량적으로 매우 감퇴한 모습을 보이며 팀 허약한 수비의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그의 중앙 수비 파트너인 미키 판더벤 역시 지난시즌까지만해도 토트넘이 가진 가장 가치있는 선수로 언급됐지만 올시즌 팀의 구멍이 돼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손흥민의 존재는 단순히 개인의 활약을 넘어 팀 전체의 시너지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이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그리워하는 건 분명하다. 손흥민은 라커룸을 하나로 묶었고, 팬들과 소통 창구 역할도 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AFPBBNews = News1

▶은돔벨레부터 시작… 비싸게 사서 못하고 회장은 마음대로

2019년 6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던 토트넘은 아쉽게 리버풀에 져 준우승에 그친다. 하지만 세계 최고라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까지 오를 정도로 성장했던 토트넘은 이후 내리막만 걷고 있다.

당시만해도 토트넘은 알짜배기 선수를 잘 스카우트해 뛰어난 선수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팀이었다.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 주장 위고 요리스,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모두 그리 많지 않은 금액으로 토트넘에 와 월드클래스가 됐다.

그러나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한달 후 토트넘 역사상 최고금액인 6300만파운드(약 1250억원)를 들여 미드필더 탕귀 은돔벨레를 영입했는데 이 영입은 최악의 실패로 끝난다. 이외에도 브레넌 존슨, 마티스 텔, 앤서니 그레이 등 검증되지 않은 자원들을 거액을 주고 영입하느라 정작 필요한 곳을 메우지 못했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후 대체자로 히샬리송과 도미닉 솔랑케에 도합 약 1억2200만 파운드, 한화 약 2220억원을 쓰고도 한시즌 리그 10골을 넣는걸 보기 쉽지 않다.

다니엘 레비 전 회장의 독단적 운영이 곪아터졌다는 지적도 일리 있다. 무려 토트넘을 25년간 운영한 레비는 지난해 9월 회장직을 내려놨지만 그의 영향력은 너무 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던 마우로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결승전 이후 단 171일만에 경질하고 리그컵 결승을 앞둔 주중에 조세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는 등 레비 회장은 이해못할 선택을 많이 했었다.

25년간 같은 회장이 있었고 토트넘은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돈을 쓰는 팀이지만 지난해 유로파리그 우승이 최고 업적이었다.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오는 선수는 모조리 실패하고 회장은 마음대로 팀을 운영하다 결국 경영을 놨지만 너무 오래 그의 영향이 행사됐기에 오히려 그가 줄을 놓자 추락만 가속화 되고 있는 토트넘. 손흥민이라는 중심을 잡아주던 리더마저 없는 상황에서 토트넘은 그가 떠난 지 1년 만에 강등 위기까지 몰렸다.

ⓒAFPBBNews = News1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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