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국대사 "트럼프 행정부, 한미관계 바꿨다…한미 국익 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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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레이니(98) 전 주한미국대사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조가 굳건했던 한미동맹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평가했다.
레이니 전 대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태평양세기연구소(PCI) 주최 만찬 행사 축사에서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한미동맹은 강력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이니 전 대사는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시절인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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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스스로 기준에 따라 미래 설계해야…'조선업' 등 협상력 있어"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제임스 레이니(98) 전 주한미국대사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조가 굳건했던 한미동맹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평가했다.
레이니 전 대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태평양세기연구소(PCI) 주최 만찬 행사 축사에서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한미동맹은 강력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
그는 "한미 양국 사이에는 튼튼하고 견고한 다리가 놓여 있었고 양방향으로 막힘없이 교류가 이뤄졌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견고한 다리를 '도개교'(drawbridge·큰 배가 지나갈 때 위로 열리는 구조의 다리)로 바꿔버렸다.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통제권은 오직 미국에만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개교가 내려와 있을 때조차 '관세'라는 문을 워싱턴이 통제한다"며 "결국 이 모든 구조는 현재의 미국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체제가 돼버렸다"라고 평가했다.
레이니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동맹국을 상대로도 예외 없이 상호관세 인상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말을 하게 돼 매우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한국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기준에 따라 설계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선업이 워싱턴과 협상할 수 있는 힘…'새로운 다리' 놓을 역량 있다"
레이니 전 대사는 특히 "한국의 국익이 더 이상 백악관의 이해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이것이 전시작전통제권, 독자적 핵 능력(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는 한국에게 필요한 매우 높은 수준의 정치적 기술과 외교적 균형 감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니 전 대사는 "한국은 분명 워싱턴과 협상할 수 있는 경제적 힘을 가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조선업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레이니 전 대사는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시절인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올해 98세인 그는 1947년 19세의 나이로 한국에 파병돼 미군 방첩부대(CIC)에서 근무하면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사 재임 때인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긴장 완화 노력에 관여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한국 정부는 1997년 레이니 전 대사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미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가교상'을 레이니 전 대사에게 시상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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