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 기름값도 비싼데…한반도는 왜 석유가 안 나올까

정성환 기자 2026. 3.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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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산유국의 꿈'이 고개를 든다.

공룡이 활보했다는 한반도에도 혹시 석유가 묻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학계는 한반도가 구조적으로 석유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땅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석유가 모이는 곳이 사암이나 석회암처럼 공기구멍이 많은 암석층(저류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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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공룡 아닌 바다 유기물서 만들어져
한반도는 선캄브리아기부터 육지…조건 안 맞아
통념과는 다르게 공룡은 석유의 기원일 가능성이 낮다. 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산유국의 꿈’이 고개를 든다. 공룡이 활보했다는 한반도에도 혹시 석유가 묻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학계는 한반도가 구조적으로 석유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땅이라고 설명한다.

석유는 공룡이 아니라 바다에서 왔다
석유가 공룡 사체에서 비롯됐다는 통념은 이미 낡은 학설이다. 최근 학계에선 플랑크톤 등 수중 유기물을 석유의 기원으로 본다. 수억년 전 바다나 호수 바닥에 쌓인 유기물이 두꺼운 지층에 묻힌 채 높은 열과 압력을 받으면서 액체 탄화수소, 즉 원유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는 최소 수천만년에서 수억년이 필요하다. 

온도도 중요하다. 땅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온도가 높아진다. 이때 유기물이 적절한 깊이에 묻혀 온도가 50~150℃ 범위에 들어야 석유로 바뀐다. 이 조건을 벗어나면 가스만 생성되거나 변환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지질학에서는 온도 조건이 충족되는 구간을 ‘’유 생성 창(oil window)'이라고 부른다.

세 가지 암석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국석유공사
석유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전부 유전이 되는 것도 아니다. 유전이 만들어지기 좋은 지질 구조가 따로 있다. 유기물이 풍부한 퇴적암인 근원암에서 생성된 석유는 이후 주변 암석의 틈을 타고 이동한다. 이때 석유가 모이는 곳이 사암이나 석회암처럼 공기구멍이 많은 암석층(저류암)이다. 여기에 물이 통하지 않는 층인 덮개암이 위를 눌러줘야 석유가 지표로 새지 않고 지하에 갇힌다.

근원암·저류암·덮개암, 이 세 가지가 적절한 지질 구조 안에 갖춰져야만 경제성 있는 유전이 형성된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석유는 모이지 않거나 지표로 흘러나와 사라진다.

중동은 됐는데 한반도는 왜 안 되나
중동, 북해, 미국 텍사스 같은 주요 산유 지역은 고생대와 중생대에 걸쳐 얕은 바다가 오랫동안 유지됐던 곳이다. 예를 들어 중동 대부분은 중생대~신생대 당시 파라테티스해라는 내해였고, 수심이 얕아 플랑크톤과 바다 조류 같은 유기물이 두껍게 쌓였다. 이후 육지로 바뀌면서 그 유기물이 석유로 변한 것이다.
한반도 화강암 분포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반도는 사정이 다르다. 한반도엔 약 5억~40억년 전 만들어진 선캄브리아기 변성암류 비중이 42.7%로 가장 넓게 분포한다. 특히 용암이 굳어 변한 화강암이 28.2%가량을 차지한다. 땅을 파도 대부분 마그마가 굳어 만들어진 화성암과 열·압력을 받아 변형된 변성암으로 이뤄져 있어, 유기물을 품거나 석유가 모일 공간이 거의 없다. 

특히 한반도는 바다였던 시간 자체가 짧아 유기물이 두껍게 쌓일 여건이 애초에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고생대 초부터 오랫동안 육지 상태를 유지했다. 이런 지질 환경에서는 석유 원천이 쌓이기 좋은 대형 퇴적분지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

한반도 동해 일부와 서해·남해 대륙붕에는 소규모 퇴적층이 존재한다. 2024년 동해 영일만 일대에서 대규모 석유·가스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시추 결과 경제성 있는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질학적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한반도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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