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S&P500 연중 최저[뉴욕 is]
호르무즈 봉쇄 여파에 WTI 98달러·브렌트유 103달러
유가 상승에 금리 인하 기대 약화…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약 1년 만에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61% 하락한 6632.1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0.9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9.38포인트(0.26%) 하락했다. S&P500은 최근 고점 대비 약 5% 낮은 수준까지 밀리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S&P500은 1.5%, 다우지수는 1.9%, 나스닥은 1.3% 각각 하락하며 1년여만에 3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 불안을 키운 핵심 요인은 국제유가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11% 상승한 배럴당 98.71달러, 브렌트유는 2.67% 오른 103.14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유가 급등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방침과 관련이 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적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 후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말 이란을 공격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통로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미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 기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했지만,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마운트 루카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아스펠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유가 상승이 금리 전망 경로 자체를 다시 질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와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유틸리티 업종은 약 1.4% 상승하며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고, 에너지 업종도 0.8% 상승했다. 반면 정보기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소재, 산업, 소비재 업종은 하락했다. 특히 정보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각각 약 1.1% 하락했다.
개별 종목에서는 기업 뉴스에 따른 변동도 컸다.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최고경영자(CEO) 교체 소식 여파로 7% 이상 하락했다. 화장품 유통업체 울타 뷰티는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영향으로 14% 넘게 급락했다. 유아식품 기업 원스 어폰 어 팜도 실적 가이던스 실망으로 7% 넘게 하락했다. 전기차 업체 리비안 역시 신차 플랫폼 발표에도 투자자 반응이 제한적이면서 3% 가까이 하락했다. 리비안 주가는 올해 들어 1/4 가량 하락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원유 ETF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특히 미국 원유 ETF(USO)에는 하루에만 2억1100만 달러가 유입되며 사상 최대 수준의 개인 매수세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지 않을 경우 유가 100달러 이상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역시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 뉴욕증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