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호 아니라구요?…평생 팩트 잘못 샀네요” AI가 찾아준 ‘진짜 피부톤’ [트랜드]
SNS ‘입소문’ 나면서 찾는 외국인도 늘어…“평일 예약 고객 대부분 차지”
전 세계 맞춤형 뷰티 시장 성장, 신성장 동력으로
“원래 쓰던 제품 컬러보다 어둡게 나와서 걱정했는데, 막상 바르고 나니 자연스럽고 예쁜 것 같아요.”

화장품 시장이 ‘맞춤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피부 톤과 이미지뿐 아니라 입술의 질감과 상태까지 분석해 어울리는 립 컬러를 추천하는 퍼스널 서비스가 새로운 뷰티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방문 전만 해도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서비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직접 본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20대부터 딸과 매장을 찾은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

◆ 퍼스널컬러 진단 열풍에…뷰티업계도 관련 서비스 속속 출시
뷰티 업계는 맞춤형 화장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맞춤형화장품 세계 시장 동향 조사·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세계 맞춤형 화장품 시장규모는 2020년 7억5300만달러(한화 9900억원)에서 2023년 11억4400만달러(1조4000억원)로 51.9% 성장했다. 최근엔 점차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추세다.

현대면세점은 스탠드형인 ‘메이크업 AI’와 거울형인 ‘스킨 프로 AI’를 운영하고 있다. 메이크업 AI는 얼굴을 촬영하면 얼굴형과 비율을 분석하고 퍼스널 컬러를 진단한 후 진단 리포트와 맞춤형 상품 추천을 받아볼 수 있다. 현재 면세점 내 입점 브랜드 중 약 60%인 36개 뷰티 브랜드가 참여해 800여 상품에 대한 정보가 연동돼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해 7월 ‘AI 뷰티 디바이스’를 도입해 퍼스널컬러 진단이 가능한 뷰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화면에 얼굴을 비추면 초고화질 카메라가 약 3초 만에 피부와 눈·입술·색상 등을 스캔한 뒤 피부 명도와 채도·색온도 등을 분석해 퍼스널컬러를 안내하고 피부색에 어울리는 색조 화장품을 추천해준다.
집에서 셀카로 테스트하는 방식도 있다. 잼페이스는 AI와 증강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얼굴형과 퍼스널컬러에 맞는 화장품과 메이크업을 추천한다. 앱을 통해 얼굴 사진을 찍으면 피부의 유분과 수분 함유량, 민감도 등 피부 상태와 여드름, 잡티, 피부탄력 등 피부 고민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피부 타입을 알려준다.
◆ ‘나만의 컬러’ 찾는 사람들…퍼스널 진단 현장 가보니
이날 직접 체험을 위해 분석실에 들어가자 제조관리사가 6개의 컬러가 표시된 ‘쉐이드 링’을 건넸다. 오른쪽 뺨에 갖다 대고 화면을 보자 자동으로 분석이 시작됐다. 피부 밝기와 색상, 언더톤을 분석한 결과가 화면에 표시됐다. 평소 사용하는 컬러는 21호. 유독 피부가 ‘떠 보이는’ 날엔 23호를 병행했다. 붉은기보다는 노란기가 도는 피부톤으로 알고 있었다.
분석 결과는 생각과는 달랐다. 노란기보다 붉은기가 더 도는 ‘뉴트럴 쿨 톤’, 피부 색감이 드러나는 ‘중간 채도 톤’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현장에서 제조할 수 있는 컬러는 총 205가지에 달한다. 블랙 쿠션은 130가지를 맞출 수 있다. 제조관리사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21~23호수는 0.5톤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평소 쓰던 것보다 어두운 컬러를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도 있었지만, 시연이 끝나자 피부톤이 한층 밝게 느껴졌다.
이유가 궁금했다. 제조관리사는 “원래 쿨톤(핑크색 계열)인데 웜톤(노란색 계열) 제품을 사용해서 전체 톤 다운이 되어 보였던 것”이라며 “자신에게 맞는 컬러만 잘 써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과 얼굴의 색상 대비가 심한 경우도 얼굴이 어둡게 보일 수 있다”며 “얼굴만 밝거나 목과 톤이 안 맞으면 얼굴빛이 떠 보이거나 주변 피부 대비 어둡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잡티를 가리기 위해 커버력을 지나치게 강조한 제품을 사용한 경우에도 얼굴 전체 톤이 다운되어 보여 어두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이곳의 또 다른 인기 서비스는 ‘헤라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다. 고객 입술 질감과 컬러 등을 분석해 142가지 기본 컬러 조합을 포함, 총 2000여 가지 이상의 매칭이 가능하다. 20대 관광객 A씨는 “일본에서도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여기 서비스는 정밀하다고 SNS에서 봤기 때문에 한국에 오면 꼭 서비스를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소비 트렌드가 점차 개인화되면서 맞춤형 화장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단순히 유명 제품을 찾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개인화된 뷰티 서비스가 향후 화장품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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