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없이 어떻게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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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m I Living For?(나는 무엇을 위해 사나요?)'는 미국의 컨트리싱어 척 윌리스(Chuck Willis, 1926~1958)가 불러 빌보드 R&B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삶을 견디게 하는 의미, 나를 사람답게 붙잡아 주는 중력,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북극성에 가깝다.
그런데도 우리는 골프를 떠나지 못한다.
골프는 나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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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What Am I Living For?(나는 무엇을 위해 사나요?)'는 미국의 컨트리싱어 척 윌리스(Chuck Willis, 1926~1958)가 불러 빌보드 R&B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척 윌리스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뒤에도 맹인가수 레이 찰스(Ray Charles), 퍼시 슬레지(Percy Sledge), 톰 존스(Tom Jones), 디 애니멀즈(The Animals) 등 수많은 소울·팝 가수들이 부른 명곡이다.
이 노래는 끊임없이 묻는다. "What am I living for, if not for you?(그대가 아니라면 나는 무얼 위해 사나요?"라고.
가사 내용은 단순하다. 삶의 목적, 숨 쉬는 이유, 하루를 견디는 힘이 모두 당신(You)에게 귀속돼 있다고 되풀이한다.
여기서 You는 단순한 연인을 초월한다. 삶을 견디게 하는 의미, 나를 사람답게 붙잡아 주는 중력,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북극성에 가깝다.
가사에 거창한 선언은 없다. 대신 담담한 절박함이 반복된다. "당신이 없다면, 나는 그냥 살아 있을 뿐이다." 이 노래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이토록 연습장에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벽 공기는 아직 차갑고, 손은 덜 풀렸고, 어제의 미스샷은 여전히 몸 어딘가에 남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클럽을 쥔다.
'What am I living for, if not for golf?'
골프는 생계를 책임지지도 않고, 대부분의 골퍼에게 명예를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골프를 떠나지 못한다.
골프는 나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기술이 아니라 태도를, 스코어가 아니라 마음을. 잘 맞은 샷 하나로 하루가 밝아지고, 한 번의 실수로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토록 정직한 거울이 또 있을까. 골프가 없다면, 나는 실패를 이렇게 차분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을까. 나는 기다림의 미덕을, 내려놓음의 타이밍을, "오늘은 오늘일 뿐"이라는 문장을 몸으로 이해했을까.
그래서 나는 안다. 내가 골프를 치는 이유는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라는 것을.
골프는 묻는다. "그래도 다시 칠 것인가?" 나는 오늘도 대답한다. 말없이 어드레스를 잡는 것으로.
'What am I living for, if not for golf?' 이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나는 내일도 연습장으로 향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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