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덕 변호사의 시사법률]가상화폐 착오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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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를 하려다가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서 내가 원래 의도한 것과는 다른 엉뚱한 사람의 계좌로 돈을 보내버리는 것을 '착오 송금'이라고 흔히들 부른다.
그러나 역시 과거에 대법원은 '가상화폐를 착오 송금 받았다고 해서 잘못 보낸 사람에 대해 무슨 임무를 처리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일한 사례에서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음을 선언하였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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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를 하려다가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서 내가 원래 의도한 것과는 다른 엉뚱한 사람의 계좌로 돈을 보내버리는 것을 '착오 송금'이라고 흔히들 부른다. 계좌번호는 맞게 입력했지만 원래 보내려던 금액보다 많이 보내는 경우도 동일하다. 둘 다 실생활에서 가끔 발생하는 일들이다. 그리고, 착오 송금을 받은 사람이 그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횡령죄로 처벌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많이들 아는 사실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약 한 달 전 발생하였던 한 사건 때문에 착오 송금과 관련한 형사처벌의 문제가 새삼 지면에 오르내렸던 적이 있다. 얼핏 쉬운 것 같지만 그래도 법률 비전문가의 입장에서라면 사뭇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내용이었기에, 오늘은 그에 관해 한 번 써볼까 한다. '가상화폐 착오 송금' 사건이다.
문제의 발단은 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부 회원들에게 비트코인을 착오 송금하였던 것에서 시작한다. 착오 송금 받은 회원들 가운데 몇몇이 착오 송금된 비트코인을 다 써버렸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누리꾼들은 '착오 송금된 돈을 반환 거부하면 횡령죄로 처벌받는 것을 몰랐던 모양이지?'하며 그들을 비웃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비웃던 누리꾼들이 알지 못했던 사실이 있었으니, 이미 과거에 전국 몇몇 법원에서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반환 거부할 경우에 성립하는데, 가상화폐는 돈과는 달리 재물이 아니므로, 착오 송금된 가상화폐의 반환을 거부해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들이 선고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논리가 이번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경우, 비트코인을 다 써버린 회원들은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없게 된다.
법률 지식이 있는 일부 누리꾼들은 '횡령죄가 안되면, 배임죄로라도 처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배임죄는 다른 사람의 임무를 처리해 주는 사람이 그를 배신하여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면 성립하는데, 착오 송금된 비트코인을 받은 회원들은 다시 거래소에 돌려주어야 하는 임무를 처리해 주는 사람이 된 것이고, 거래소를 배신하여 비트코인을 다 써버리는 바람에 재산상 이득을 취했으니, 배임죄로 처벌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과거에 대법원은 '가상화폐를 착오 송금 받았다고 해서 잘못 보낸 사람에 대해 무슨 임무를 처리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일한 사례에서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음을 선언하였던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비트코인 착오 송금' 사건에서 배임죄가 성립하게 될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
다만, 형사상 죄가 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민사상 돌려줘야 하는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착각하지 말자. 또한, 가상화폐가 일반화됨에 따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제정되는 등 이제 가상화폐도 충분히 금전적 가치를 지닌 재물로 보아야 할 시대가 오지 않았나 생각되므로, 바뀐 시대에 걸맞게 앞으로는 착오 송금된 가상화폐에 관해서도 횡령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결들이 바뀌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권용덕 로앤컨설팅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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