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단종을 지키기 위하여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를 관람한 후 단종 관련 콘텐츠를 찾아보다가 ‘환생했더니 단종의 보모나인’이라는 웹소설(저자 윤인수)을 발견했습니다. 평이 좋길래 읽기 시작했다가 밤을 새우며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2024년 봄 완결된 작품인데도 “‘왕사남’ 보고 허전함 마음에 읽기 시작해 쭉 쉬지 않고 달렸네요” 같은 댓글이 여기저기 달려 있더군요. 네이버에 따르면 ‘왕사남’ 개봉 후 조회 수가 개봉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뛰었답니다.
소설은 ‘우리가 아는 역사가 그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대체 역사물입니다. 심리학 박사이자 심리 치료사인 주인공 권윤서는 단종을 낳고 세상을 뜬 문종비 현덕왕후 권씨 집안 후손으로, 부모님 제사를 모시러 홍성 고향집에 갔다가 다락방에서 자개로 장식된 상자 하나를 발견합니다. 무심코 상자 안에 있던 금가락지를 손가락에 꼈더니 어디선가 여인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들려오지요.
“지켜 줘, 권가야. 우리 홍위를 지켜 줘.”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윤서가 다시 눈을 떠 보니 세종 치세의 조선 궁궐에서 나인의 몸에 빙의된 채 누워 있고, 품에는 세 살짜리 이홍위, 즉 단종이 안겨 있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열일곱의 나이로 비참하게 삶을 마감한다는 미래를 알고 있는 윤서가 문종의 사랑과 세종의 신임을 얻어 단종을 지키기 위해 활약하는 내용이 소설의 중심입니다.
‘왕사남’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도, 역사의 물길을 돌려 단종의 비극을 막으려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 다시 관심을 받는 것도 소년왕의 애달픈 삶을 애도하고픈 마음 때문이겠지요. 소설 속에서나마 어린 단종이 엄마 대신 자신을 지켜줄 어른을 만났다는 사실이 꽤나 위안이 되었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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