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천왕 보며 껌 질겅질겅→"무례하다" 스승까지 채찍 들었다

김건일 기자 2026. 3. 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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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와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무라카미 무네타카.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중심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경기 외적인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력 부진에 이어 경기 후 태도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일본 내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은 일본이 호주를 꺾은 경기 이후 발생했다. 해당 경기는 일본 천황 부부와 장녀 아이코 공주가 직접 관전한 ‘천람 경기’로 큰 의미를 지녔다.

일본 패메 풀카운트는 "프로야구의 천람시합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1959년 6월 25일의 요미우리-한신전이다. 동점이던 9회, 당시 프로 2년 차였던 나가시마 시게오가 좌익수 쪽 스탠드로 끝내기 홈런을 쳤고, 양폐하가 퇴장 예정이던 5분 전 나온 극적인 한 방이었다. 야구 국제경기가 천람시합이 된 것은 1966년 11월 쇼와 천황이 고준 황후와 함께 전일본-다저스전을 관전한 이후 59년 4개월 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천람 경기가 끝난 뒤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정렬해 모자를 벗고 예를 표하며 배웅했다.

그런데 카메라에 포착된 무라카미의 모습이 문제였다. 그는 껌을 씹은 채 팔짱을 끼고 서 있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잡혔다. 이에 일본 SNS에서는 “대표팀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천람 경기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 대표팀을 취재하는 한 기자는 “무라카미의 행동이 특히 부각됐지만, 일부 선수들도 긴장감이 부족해 보였다”며 “호주 선수들조차 귀빈석을 바라보며 예의를 표했는데 일본 선수들이 어떻게 보였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WBC 조별 예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라카미의 태도 논란은 타격 부진이 발단이라는 시각이 짙다.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C조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지만, 팀 내부에서는 몇몇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무라카미는 체코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조별리그 4경기 동안 타율은 2할 수준에 머물렀고 15타수 4삼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팀 중심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 스즈키 세이야, 요시다 마사타카 등이 장타를 터뜨리며 공격을 이끄는 동안 무라카미는 타격 리듬을 찾지 못한 것이다.

야쿠르트의 전 코치는 “무라카미의 태도가 좋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부진할 때 시야가 좁아지는 모습은 야쿠르트 시절에도 있었다. 굉장히 섬세한 선수다. 호주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였고, 더그아웃 표정을 보면 여러 고민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천황을) 배웅할 때도 한 곳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겨 있는 듯해서 ‘이건 좋지 않다’고 느꼈다. 주변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던 것이다. 평소에는 예의 바른 선수이고, 실례를 범할 의도는 없었을 거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면 신뢰를 잃게 된다. ‘보여지는 입장’이라는 자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질책했다.

호주전 당시에는 오타니가 직접 타격 조언을 건네는 장면도 있었다. 오타니가 벤치에서 무라카미의 왼손과 팔 동작을 짚어주며 스윙 방향과 그립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영향인지 무라카미는 다음 경기인 체코전에서 8회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반등 신호를 보였다. 타구는 백스크린 오른쪽으로 꽂히는 대형 아치였고, 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 수비 훈련하는 무라카미 무네타카.

일본 야구계에서는 무라카미의 멘탈이 익히 문제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라카미는 2022년 일본프로야구에서 3관왕을 차지했지만,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55개)에 도달한 뒤 신기록인 56호를 치기까지 14경기 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기도 했다.

이번 WBC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야쿠르트 출신 관계자는 “무라카미는 부진하면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타격 고민에 빠져 주변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8강에서 베네수엘라와 맞붙는다. 이전 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무라카미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결정적인 타점을 올리며 반전 활약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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