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보도 피해자, 성남시장에 출마한 사연
[인터뷰] 장지화 진보당 성남시장 예비후보, IMF 직후 실직가정 자녀 돕는 '푸른학교' 열고
2009년부터 사비 털어 작은도서관 운영…도서관 개관식 당시 이재명 변호사 참석 인연도
"정치란 외롭고 취약한 곳에 가장 먼저 닿아 시민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돼 줘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조선일보의 사실과 다른 보도로 피해를 입은 장지화 진보당 공동대표가 6·3 지방선거에서 경기 성남시장에 도전한다. 장지화 예비후보는 성남 지역에서 사비로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시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성남시 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하면서 과거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성남형교육 유공자상'을 받았다. 윤석열 정권에서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던 시기 그는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여성위원장을 맡았는데 조선일보 왜곡보도로 피해를 받기도 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장 예비후보가 건설노동자로 일하면서 제대로 일하지 않고 임금을 부당하게 받아갔다고 보도했다. 2023년 4월19일 1면 기사 <건설현장에 출근한 척 일당 챙긴 진보당 대표>에서 “진보당 공동대표 장지화씨는 지난 11개월간 수도권 한 아파트 공사장에 '현장 팀장'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노임 3700여 만 원을 받아갔다”며 “민노총(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인 장 대표는 해당 기간에 집회·시위에 나가거나 외국에 있었던 시기에도 마치 현장에 출근해 일을 한 것처럼 처리해 건설사에서 일당을 타 갔다”고 보도했다. 후속기사로 2023년 7월12일 <출근 안 한 날에도 임금 수령 의혹…경찰, 진보당 前 대표 공갈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을 보도했다.
장 예비후보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손가락이 골절돼 관련 기록을 냈고, 단체협약에 근거한 노조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무도한 윤석열 정권은 정권 초기부터 건설노동자들을 '건폭'으로 몰아세우며 탄압했다”고 비판했다. 장 예비후보는 지난해 10월 관련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11월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2년 전 조선일보의 건설노조·진보당에 대한 보도가 악의적 왜곡 보도했다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여러 논의 끝에 장 예비후보는 7월12일자 후속보도에 대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고 '추후보도'를 받아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13일 추후보도를 통해 “장지화 공동대표는 지난해 8월 28일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받은 후 지난해 10월2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도 기록 반환 조치가 내려져 종국적으로 무혐의 처분 받았음을 알려드린다”고 보도했다. 실제 입은 피해에 비하면 미약한 후속조치인 셈이다.

장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난 돈을 부당하게 받은 게 아니라 그동안 그 반대의 삶을 살았다”며 “내 돈을 내서 도서관 만들고 아이들에게 책 빌려주고, 내 돈 내서 노동 운동했는데 “(조선일보 보도로) 수렁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와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했다.
외환위기 이후 꾸린 무료 공부방과 사비 들여 만든 도서관
-언제부터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하게 됐나?
“학생운동을 하고 나서 성남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IMF 외환위기 직후 '푸른학교'라는 무료 공부방을 만들어 청년들과 집집마다 방문해 실직가정을 상담했다. 성남시 수정구나 중원구 등 원도심을 주로 상담했는데 실직자들이 '내가 굶는 건 상관없는데 자식들 라면만 먹이고 학원 못 보내는 건 힘들다'고 하더라. 실직 가정 자녀들을 모으고 종교단체에 공간을 빌렸다. 우리가 돈이 없으니 지하철에서 '실직가정 자녀들에게 밥을 준다'고 모금을 해서 밥도 해주고 학습지 만들어 공부를 시켰다. 지금은 사단법인 푸른학교로 발전해 방과후 공부방이 됐다.”
-왜 사비를 들여 도서관을 만들었나?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되면서 성남에 계속 살았지만 8년간 여의도(중앙당)에서 일했다. 그러다 2009년에 성남에서 다시 (지역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제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아이들에게 뭐가 필요할까 고민을 했다. 푸른학교는 잘 되고 있었고,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맞벌이 (부모가) 많으니 얼마든지 (아이들이) 와서 책보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저도 전세 살았는데 당시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60만 원짜리 공간을 얻었다. 제가 수익사업을 하던 때도 아닌데 비탈길에 만들고 싶진 않아서 평평한 땅에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다. 무료로 책을 빌려주고 학부모들이 모여서 여러 활동도 하고 싶었다. 2009년 10월30일 '사과나무 도서관' 개관식을 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2010년 지방선거(성남시장) 나가기 전, 지역을 살피고 있을 때였다. 보증금을 다 까먹기도 했고, 여러번 이사를 해서 지금은 월세 90만 원 짜리 공간에 자리잡아 17년째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곳으로 쓰기도 한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인연이 더 있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형 교육예산' 200억 원을 책정하려고 하는데 성남시의회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서 반대하고 있었다. 당시 제가 성남시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하고 있었는데 분당·판교 포함해서 성남지역 학부모회장을 다 모아서 '이건 당의 문제가 아니라 예산을 통해 노후된 급식실도 고치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할 수 있는데 이걸 막으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각 지역구에 가서 시의원들과 통화해서 통과 안 시키면 낙선운동 하겠다고 했다. 2012년 8월부터 추진해 2013년 12월 결국 6번 만에 성남시의회에서 예산 172억 원이 통과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학부모당'을 만들자는 얘기도 나왔다. 그 공으로 이재명 성남시장한테 '성남형 교육유공자상'을 받기도 했다.”

성남시장 도전, 시민이 주인인 성남 만들기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도전하는데, 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신상진 현 시장이 들어서면서 전반적으로 퇴행하고 있다. 시민이 대상화된 행정이 많고 소통이 부족하며 민간 거버넌스가 많이 깨졌다. 이러한 불통과 무능행정을 되돌리고 시민이 주인을 만드는 공복으로 활동하고 싶다.”
그는 최근 출간한 책 <장지화의 사과나무 아래서>에서 시민통치 7대 약속을 내걸었다. 시민주권을 제도화하기 위해 '성남시민회의' 설치, 시정개혁위원회와 분야별 시민부시장 도입, 인사·감사·예산권에 대한 시민 참여 전면 확대, 성남시의료원 원장과 행정부원장의 시민 직접 선출, 행정정보 100% 공개로 투명행정 실현, 주민자치조직 활성화와 자발적 공론장 법제화, 독립적 예산 감시를 위해 '성남시 예산분석 전문기관' 설립 등을 주장했다. 대신 시장과 시의원에 대해서는 부동산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부당한 불로소득을 전액 환수하고, 판공비와 관용차 폐지, 시장실과 집무실 전면 개방, 공공기관 주차장 시민 환원 등을 제안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무엇을 내걸었나?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정책을 지지하는데, 현재 성남 지역은 무주택자 비율이 절반이 넘는다. 특히 중원구·수정구는 공공주택을 늘려야 한다. 오는 27일 돌봄통합법이 시행되는데 전체적으로 준비가 덜 됐다. 성남에서 지역 허브로서 '돌봄119'를 설치해 돌봄매니저를 양성하고 연결해주는 곳을 만들고 싶다. 반려동물 건강보험 적용과 공공진료 확대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

-신상진 시장에서 후퇴한 정책은 또 뭐가 있나?
“청년기본소득을 없앴다. 민선5기 이재명 시장 당시 청년배당을 만들었다. 만 24세 성남 청년이 되면 100만 원 주는 정책이다. 돈은 얼마 들지 않지만 응원 차원이다. 군대 다녀오거나 대학 졸업할 때쯤 상품권으로 지급하는데 이재명 시장이 경기지사로 가면서 청년기본소득이 됐다. 지자체가 매칭해서 지급하는 정책인데 신상진 시장이 이전에 했던 것들을 지우면서 없앴다.”
청년기본소득과 청년기본자산 필요성
-책에선 청년기본자산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사회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국고에 넣지 말고 청년세대에 청년기본자산을 주면 좋겠다. 시민단체에 용역을 맡겼는데 청년의 나이와 구체적인 지급 규모는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19~29세, 5000만~1억 원 수준이면 좋지 않을까. 기존 청년기본소득은 당연히 복구하고 청년기본자산도 추가로 만들어 평등의 사다리를 낮게라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과의 차별점은?
“정치가 외롭고 취약한 곳에 가장 먼저 닿아 시민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돼 줘야 한다. 부모의 경제력이 꿈의 담장이 되지 않는 교육, 땀의 가치가 투기보다 존중받는 노동, 소유의 크기가 거주권을 앞서지 않는 주거. 돈보다 생명을 대접하는 의료와 가족의 희생이 아닌 국가의 의무인 돌봄, 차별을 넘어 존엄으로 공존하는 성평등이 필요하다. 기득권 정치는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고민하지 않나. 정치의 본령 정치인 개인을 위한 게 아니다. 그런 면으로 보면 민주당도 안타까운 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진보당, 진보 정치 영역의 목소리와 역할이 필요하다. 이번이 안 되면 다음번, 다다음번이라도 권력을 쥐어서 온전히 시민에게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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