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에 "사랑하오"…잊혔던 '구원파'의 정치활동 / 풀버전

최광일 PD 2026. 3. 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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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당시 비판의 시선이 집중됐던 구원파, 그 뒤로는 대중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했습니다. 구원파의 한 갈래 '기쁜소식선교회'는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그런데 종교 활동 외에 정치에 개입하고, 특정 정파를 홍보까지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외치며 단식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최광일 기자입니다.

[최광일 기자]

공연 영상 시작에 뜨는 자막은 윤 대통령부터 등장합니다.

"아는 것 같아도 세상을 잘 모르나 보다."

얼핏 들으면 평범한 가사이지만 의미가 있습니다.

"진심을 다해도 나에게 상처를 주네."

이 공연, 구원파 계열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가 설립한 국제청소년연합 행사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대부분 청소년과 대학생들입니다.

"당신을 만나서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윤모 씨/보수성향 청년단체 대표 :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나라가 위기 때 국민의 부름을 받으시고 대통령직을 맡으셔서 지난 2년 동안 너무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노래 가사 속 진심을 다했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윤모 씨/보수성향 청년단체 대표 : 이 많은 친구들과 온 국민이 국민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님을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발언하는 여성은 보수 성향 청년 단체 대표 윤 모 씨입니다.

이 단체,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영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키리바시에서도 대통령님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탄핵 재판 당시엔 헌법재판소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구원파 신도들도 이런 정치 활동에 함께 동원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전해동/구원파 피해자 모임 대표 : 헌재 앞에서 단식하고 윤모 씨 하고 같이 헌재에 있었어요.]

분명 종교 단체인데 특정 정파의 정치 활동에 이용된 겁니다.

왜 이런 활동을 했는지 여러 차례 물었지만 기쁜소식선교회 관계자와 보수 단체 대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정치 활동만이 아니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폭력과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합창단 단장에게 맞아 신도가 숨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숨죽이던 폭행 피해자들은 세상을 향해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계속해서 최광일 기자입니다.

[최광일 기자]

구원파 계열 기쁜소식선교회는 국제청소년연합 말고도 그라시아스 합창단이란 단체를 운영했습니다.

합창단 단장은 교단 창립자 박옥수 목사의 딸 박은숙 씨였습니다.

[JTBC '뉴스룸'/2024년 5월 16일 : 인천의 한 교회에서 10대 여고생이 숨졌습니다. 몸에는 멍이 있었고 두 손목에는 묶인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2024년, 합창단이 쓰는 방에서 19살 여고생이 숨졌습니다.

단장 박 씨에게 학대받은 사실이 확인됐고 지난 1월, 대법원은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두려워 숨죽였던 폭행 피해자들이 세상에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A씨/박은숙 폭행 피해자 : 누군가 한 명은 죽어야 세상에 이 일이 다 까발려질 수 있다. 그게 저희가 항상 하던 말이었어요. 아이가 정말로 죽은 거예요.]

폭행은 가혹하고 태연했습니다.

[B씨/박은숙 폭행 피해자 : 단장 방 2층. 뉴스에도 많이 나왔던 그 방이에요. 자기가 발로 차다 차다 걷어차고 때리거나 숨 못 쉬고 숨 넘어가는데도 계속 차다가 이제 자기가 지친 거야.]

[C씨/박은숙 폭행 피해자 : 머리통을 그냥 잡는 게 아니고 제 머리카락을 두 바퀴 휘어잡아서 잡아끌고 거기 거실이 좀 넓거든요. 거기를 수십 차례 끌고 뱅뱅 돌았어요.]

작은 실수는 폭력으로 이어졌고,

[박은숙/2023년 10월 : 잘했어. 이번엔 {흐.} 흐!]

[A씨/박은숙 폭행 피해자 : 단장이 자기가 가르친 그 호흡 방식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잘 해내지 못했을 때 항상 이렇게 방으로 끌고 가서 막 팼거든요.]

[박은숙/2023년 7월 : 대답 또 안 하네? 네 왜 말할 때 대답 안 하고 인상 써? 일로 와! 뭘 꼬라봐? XX야 눈깔도 한번 패줘? 독사 같은 계집.]

[C씨/박은숙 폭행 피해자 : 사람이 그렇게 정신 맞고 있는데 정신이 없는데 자기가 무슨 얘기를 했는데 바로 대답을 안 하면 대답 안 한다고 계속 때리는 거예요.]

피해자들은 지난해에야 박 씨를 고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B씨/박은숙 폭행 피해자 : 그들은 나보다 크고 힘이 있고 권력이 있고 돈이 있고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뭔가 이렇게 두려운 존재로 남아 있죠.]

한 때 신으로 믿었던 사람은 어쩌면 신과 가장 멀리 있었습니다.

[앵커]

구원파 문제를 취재하고 있는 안지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서 구원파 공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응원하는 영상을 봤는데요. 신천지와 통일교도 그랬지만 이들 종교 집단들이 유독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것 같아요.

[안지현 기자]

네 그 부분을 따져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구원파나 신천지, 통일교 모두 기성 종교에서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로 부르죠.

사이버 종교의 이같은 현상, 사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하게 반복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권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생존과 확장, 정당성이라는 크게 세 가지 필요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생존을 위해서 확장하고 또 정당성까지 확보하려고 한다 이런 얘기인가요.

[안지현 기자]

먼저 이들 종교의 가장 큰 약점, '사회적 신뢰 부족'입니다.

기성 종교나 사회로부터 의심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정받는 단체'라는 방패를 얻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관련 전문가들도 '정당성 확보'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김혜진/변호사 (사이비 종교 전문) : 스스로도 단체 정당성을 인정받으려고 하는 욕구가 되게 높을 거고요. 정치적으로 이 단체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단체다, 무리 없는 단체다. 이런 면들을 좀 공식화하려고 하는 면이 있는 거죠.]

또 앞서 보신 것처럼 폭력이나 불법 모금 등 문제에 노출되는 경우도 잦습니다.

이럴 경우 정치권과 가까우면 수사나 행정적인 조사를 좀 느슨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와 가까워지면서 종교 지도자는 정당성을 얻고 외부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입니다.

[앵커]

안지현 기자가 아까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이렇게 설명을 했잖아요. 실제 사례들 들어 줄 수 있을까요.

[안지현 기자]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통일교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창립자 문선명은 교단 설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정치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1970~80년대 신도들을 '반공' 운동에 동원했고, 정치 영향력을 넓혔습니다.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요.

신천지도 통일교를 모델로 정치권과 가까워지려고 했다고 종교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995년 사린 가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일본 옴 진리교도 한 때 진리당이라는 정당을 직접 만들어 정치판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치인이나 정당에게 이미지도 상당히 중요한데 이렇게 특정 집단과 가까워지면 이미지가 나빠지잖아요. 그럼에도 왜 이렇게 서로 유착하는 것일까요. 표 때문인가요.

[안지현 기자]

사실 정치인 입장에서는 이런 종교 조직이 매우 매력적인 자산입니다.

무엇보다 수 천 명 단위의 조직된 인력이 있고 선거 운동 동원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정치권이 먼저 접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 전문가는 사이비 종교와 정치는 한 마디로 '악어와 악어새' 관계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PD 이나리 조연출 이솔 영상디자인 조성혜 VJ 한형석 권지우 영상편집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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